노총각 신부 찾아 우즈벡 가다 KBS 11일부터 5부작 '인간극장'눈물의 결혼기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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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우리는 흔히 "조건이 맞는 사람과 결혼해야지"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조건에 맞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조건을 들고 나서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노총각들에게 결혼은 절박한 문제다. 오죽하면 농촌 총각등 국내 노총각들이 신부감을 찾아 옌볜을 넘어 중앙 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까지 찾아갈까. 우리와 핏줄이 같은 고려인의 후예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역만리까지 날아가 말 한마디 통하지 않은 상대와 맞선을 보지만, 이들은 나름대로의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국내에선 차마 이뤄보지 못한.
KBS-1TV '인간극장'은 오는 11~15일 저녁 7시에 5부작 다큐멘터리 '노총각, 우즈벡 가다'(사진)를 방영한다. 생산직 업종에서 근무하는 두 노총각의 눈물겨운 결혼 도전기를 다룬 내용이다.
올해 서른일곱의 최재훈씨. 금속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그는 저축상을 받을 정도로 성실함을 인정받았지만, 결혼을 하지 못하고 동생의 권유로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최씨보다 한 살 많은 이광태씨도 "한국에서 더 이상 상처를 받느니, 차라리 우리 동포와 살고 싶다"며 이 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새로운 인연을 찾아 긴 여정을 택한 이들의 행보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점이 큰 장벽이었고, 게다가 자유분방한 그들의 문화도 이 두 사람에겐 거슬렸다. 하지만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조금씩 사랑이 싹텄다. 그쪽 여성들도 믿음직해 보이는 이 두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최씨의 경우 "성실한 자세가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들으며 이틀만에 결혼 승낙을 받았다. 문전 박대까지 당했던 이광태씨도 귀국 하루 전 "내 딸을 행복하게 해 달라"는 말과 함께 그쪽 부모에게서 극적인 결혼 허락을 받아낸다. 이제 최씨와 이씨에게 남은 건 두달 후 치러질 결혼식. 설렘 반 두려움 반의 심정인 그들은 조금씩 자신들의 미래를 그려 보고 있다. 이 프로를 제작한 한성순 PD는 "7박8일 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이 프로를 통해 결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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