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먹어도 안전이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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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위험을 회피(헤지)할 수 있는 주식·채권형 펀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존 펀드에 각종 헷지시스템을 더한 이른바 '틈새 펀드'가 뜨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로 인해 은행권을 이탈한 돈들이 투신권으로 몰려 들고는 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순수 주식형보다는 주식에 30~60%을 투자하는 혼합형, 그리고 손실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차익거래 펀드 등을 선호하고 있다.
펀드평가기관인 제로인에 따르면 차익거래펀드의 경우 최근 2주 사이에 4백96억원이, 인덱스펀드에는 7백62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반면 주식을 70% 이상 편입시키는 성장형 펀드에서 3천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틈새 펀드' 속속 등장=삼성투신과 주은투신은 지난주와 이번주 들어 원금의 90~100%를 보존하는 이른바 '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PI·원금보존)'형 펀드를 선보였다. 주식에 투자하고 싶지만 원금손실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삼성투신 김영준 주식1팀장은 "장이 안좋으면 미리 정해 놓은 시스템에 따라 주식편입 비중을 계속 낮춰 원금 손실률을 최대한 낮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의 '삼성프로텍크 알파(베타)펀드'와 주은투신의 '베스트클릭 90펀드'는 모두 설정일 이후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손절매 기능을 추가한 위험관리형 펀드는 사전에 총 손실폭(5~10%)이나 분기별 손실 허용폭을 설정해 놓고 예상치 못한 수익률 하락을 통제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플러스 수익률에 대해선 제한을 두지 않는다. 보수적 운용을 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때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지만 요즘같은 조정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익거래펀드는 현물 주식과 선물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위험 부담없이 차익거래를 하는 펀드로, 장기 투자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설정일 이후 차익거래펀드의 누적수익률은 투신사마다 2~9%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대세상승기를 맞아 종합지수가 큰 폭 뛴 것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안전을 우선 고려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스템 펀드인 인덱스펀드의 인기도 여전하다. 제일투신·삼성투신의 상품들은 현재 42%를 넘는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방형 뮤추얼 펀드 재부상=한동안 뜸하던 개방형 뮤추얼펀드도 잇따라 판매되고 있다. 수수료없이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고 투자자가 주주의 자격으로 투자하게 되는 개방형 뮤추얼 펀드에 최근 2주 동안 7백43억원이 들어왔다.
먼저 삼성투신이 주식편입비중을 높인 '삼성팀파워90주식형'과 채권에 7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인덱스에 투자하는 '인덱스프리미엄30혼합'을 출시했다. 또 유리에셋(유리인덱스200안정혼합형)과 KTB자산(글로벌스타 주식형) 등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개방형 뮤추얼 펀드를 내놓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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