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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상승 여력 충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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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 경제와 증시의 앞날을 밝게 보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차별적인 상승흐름을 계속 탈 것이란 얘기다.
올 들어 뉴욕증시 따라 하기에서 벗어나 크게 오른 한국 증시는 최근 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7일 "한국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 많이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ABN암로은행도 이날 내놓은 특별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5.4%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저평가"=AWSJ는 "한국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된 곳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현대자동차의 경우 일본이나 유럽의 자동차업체들과 비교해 아직 절반 정도의 가치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NG인베스트먼트도 7일 "한국 증시는 건전한 내수와 수출회복에 힘입어 싱가포르·태국 등과 함께 올 한해 가장 뚜렷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베스트먼트(MSCI)가 올해 안에 한국증시를 선진국 증시로 넣게 될 것"이라며 "이는 종합지수를 50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ABN암로는 "한국이 내수를 잘 육성함으로써 지나치게 대외의존적이었던 경제체질을 훨씬 탄력적으로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이같은 인식의 밑바탕에는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구조조정의 성과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최근 미국증시는 부실회계 문제 때문에, 일본은 금융권 부실 때문에 각각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회계의 투명성을 많이 높였고 금융권 부실도 어느 정도 털어낸 점을 인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세계적인 경기회복 흐름에다 구조조정의 성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우리 기업들의 전년동기 대비 수익이 1분기 30%,2분기 96%,3분기 2백% 등으로 급격히 좋아질 전망"이라며 "증시는 한 두달 조정국면을 거치겠지만 이후 차별적인 상승흐름을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복병은 인플레"=외국계 기관들은 한국증시가 한단계 도약하려면 인플레를 통제하는 한편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AWSJ는 "한국은 여전히 인플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최근 부동산투기 바람 등을 억제하지 못해 물가불안을 초래할 경우 기업수익과 개인소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인플레는 어렵게 높여놓은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을 위험요소라는 것이다.
ABN암로도 "아직은 경기회복 초기국면이라 인플레 우려가 크지 않지만 하반기부터는 통화 고삐를 조일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은 "종합주가지수 900정도까지는 저평가 논리로 한국증시가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이상 새로운 지평을 열려면 구조조정으로 경제체질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투자를 늘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종목군에 대해 현대증권은 "이미 업종 경기가 좋아져 주가도 한차례 오른 종목보다는 이제 막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종목들이 유망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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