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소문난 애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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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재계와 정계 인사 중에도 개를 좋아하는 '애견파'가 많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애견인으로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있다. 서울 한남동 자택에는 포메라니언·요크셔테리어·치와와 등 소형견 서너 마리가 항상 가족처럼 지낸다.
한 측근은 "회장이 개를 직접 목욕시키고 빗질도 해주며 잠도 한 방에서 잘 정도"라고 전했다. 회장이 개를 전문가 수준으로 알고 아끼게 된 것은 일본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개를 손수 키우며 여러 종류의 개를 연구한 게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장의 '애견'은 취미에만 그치지 않는다. 진돗개의 혈통보존을 위해 수십마리를 키우며 연구한 끝에 순종을 얻어내 1979년 세계견종협회에 등록시키기도 했다. 맹인 안내견과 자폐증 환자를 돕는 치료견을 길러 사회단체 등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등 사회활동에도 열심이다.
박운서 데이콤 부회장은 집에서 진돗개를 두마리나 키우는 애견가다. 한번 일을 잡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그의 근성이 진돗개와 닮았다며 틈만 나면 '진돗개 예찬론'를 펼치고 있다.
모나미 송하경 사장은 애견 취미를 사업과 연결시켰다. 사무실 옥상에 개집을 지어놓을 정도로 개를 사랑하는 宋사장의 애완종은 경비견이나 군견으로 쓰이는 로트와일러. 한국애견연맹의 이사를 맡고 있는 宋사장은 지난해 애견용품 인터넷 쇼핑몰인 모나미펫(www.monamipet.com)을 만들기도 했다. 이밖에 재계의 애견가로 통하는 인물로는 김석원 쌍용양회 회장,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사장 등이 꼽힌다.
정계에서는 김근태 민주당 고문의 강아지 사랑이 유별나다. 바쁘고 고단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5년째 기르는 애완견 '다롱이'부터 찾는다. 10여년 전 재야운동으로 투옥돼 있던 시절 애완견 '또또'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부인에게 듣고서 그렇게 경찰을 피해 다녔던 그가 대뜸 "파출소에 신고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강인섭·이성헌(이상 한나라당)의원도 각각 한국애견협회 고문과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개를 사랑하는 정치인이다. 김홍일(민주당)의원은 진돗개 애호가로 알려져 있으며, 김광일 전 의원은 한국삽살개보존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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