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정쇄신 위해 당·정·청 개편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6·2 지방선거 참패란 성적표를 받아 든 한나라당 초선들이 ‘당·정·청 대쇄신’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 23명은 일요일인 6일 국회에서 긴급 모임을 가졌다. 모임이 끝난 뒤 정태근 의원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부터 변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국정쇄신을 위해선 청와대·정부도 모두 개편해야 한다는 게 초선 의원들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국정쇄신의 핵심은 청와대”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 의견으론 민심 이반에 가장 큰 책임은 청와대 참모”라고 못 박았다. 그는 “청와대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한이 있더라도 당이 정국을 제대로 이끌어가야 한다”란 말도 했다.

이들은 젊은 세대와 소통을 못하는 당의 체질에 대해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40대와 소통할 수 없는 구조”(권택기), “20~30대가 투표를 안 하기를 바라는 정당은 근본적으로 비전이 없는 정당”(진성호), “‘회피연아’ 동영상을 고소하고 김제동이 누구에 의해서 하차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차했다. 국민과 세대를 존중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강용석), “한나라당은 잠재 성장률이 완전히 고갈한 늙은 공룡과 같은 처지”(안형환) 등등이었다. 정몽준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결집해 당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정풍운동의 흐름을 크게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의 주장은 전당대회를 앞둔 세대 교체론으로 이어졌다.

김성식 의원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새로운 리더십 등장엔 눈감아왔다”며 “정치적 세대 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상찬 의원은 “전당대회가 책임질 사람이 또다시 나오는 것이면 의미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7일 의원연찬회를 비롯, 향후 당내 논의 과정에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초선뿐이 아니었다. 3선인 정진석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어떤 정당도 충청 민심을 얻지 못하고는 집권할 수 없다’는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며 “당·정의 모든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뼈저린 자기 반성이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40~50대 소장파들의 전대 출마 소식도 잇따랐다. 4선의 남경필(45), 3선의 권영세(51) 의원은 18대 국회 하반기 상임위원장직을 신청하지 않았다. 남 의원은 “내가 직접 출마하든 누군가를 돕든 30~40대와 소통하는 당 지도부를 탄생시키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도 “야권은 40~50대가 중추를 형성했다. 우리도 이런 세대가 다양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방선거에 불출마한 김태호 경남지사와 서울시장 경선에서 2위를 한 나경원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친박계 내에선 서병수·이혜훈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하지만 세대 교체에 부정적 시각도 있다.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의원 측은 “누가 진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서민을 이해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친이 주류들이 세대 교체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정애·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