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여소야대’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집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향후 시정 계획을 밝혔다. [김태성 기자]

-승리한 소감은.

“솔직히 너무 괴로웠다. 개표 초기에 강남이나 서초·송파 등의 투표함이 열리지 않은 걸 알고 있었다. 박빙으로 당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장수나 병사가 모두 잘려 나갔다. 시정이란 것은 결국 구청이나 시의회와의 협의 속에 가능하다. 그런데 개표방송을 보니 구청장·시의원 모두 야당에 져 참담했다.”

- 강남에서 몰표를 받은 ‘강남시장’이란 말도 나온다.

“동의할 수 없다. 강남 3구에서 지난번 선거에서 8대 2 정도로 득표했다면 이번엔 6대 4 정도로 적었다. 오히려 강북에서 표가 많이 나왔다. 지난 4년간 재산세 공동과세나 서민복지정책, 동북권·서남권 르네상스 등 비강남지역에서 펼친 서민을 위한 정책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또 재선 성공은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정책을 펼친 것이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

-구청장·시의회 모두 야당이 장악했다.

“선거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바람직한 환경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간은 의회나 구청장 모두 여당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정책을 시행하고도 일방적으로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청장·시의회·시민들을 만나 설득하고 협의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겠다.”

-야당은 오 시장이 지난 4년간 추진한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 서울 사업 등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두 필요한 사업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공격하기 위해 ‘한강’이나 ‘디자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공격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야당 시의원이나 구청장들과도 대화를 하다 보면 필요성을 인정할 것으로 본다. 서울시 미래를 위해 마음을 터놓고 충분히 토론하겠다.”

- 교육감도 진보 성향 곽노현 후보가 당선됐다.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와 가슴을 터놓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겠다. 곽 당선자는 충분히 대화가 되는 인물로 대화를 통해 손발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교육 분야에 대해 어떤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인지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하나 추진해 나가겠다.”

-오 시장은 ‘3무(無)학교’를 곽 당선자는 ‘무상급식’을 공약했다(3무는 학습 준비물, 학교 폭력, 사교육이 없다는 의미).

“지난 4년간 공교육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내 공약은 소득 하위 30%에게만 무상급식하고 나머지는 학습 준비물 등 교육복지에 쓰자는 것이다. 그런데 곽 후보는 상위 70%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선거 기간 중 공언한 것은 나도, 곽 당선자도 모두 지키려 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 만나 대화하다 보면 우선순위를 정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차차기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는 평가엔.

“제발 그런 질문 하지 말아달라.”

-민선 2기의 시정 구상은.

“이번 선거에서 공약을 위한 공약을 개발한 것이 아니다. 지난 4년간 일하면서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담았다.”

글=장정훈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