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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전쟁보다 치열한 9개 나라의 우주 도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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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세계우주클럽
이고르 아파나시예프 외 지음
아셀 카제노바 옮김
바다출판사, 406쪽, 1만4800원

1.자국의 추진로켓으로 발사했는가? 2.자국의 인공위성인가? 3.자국의 우주기지에서 발사했는가? ‘소위 말하는 ‘우주클럽’에 들어가는 자격 요건이다. 우주클럽이란 우주기술역량을 실제로 입증한 나라에 주는 비공식 ‘올리브관’이다. 지금까지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중국·영국·인도·이스라엘·이란이 여기에 들었다. 한국은 9일로 예정된 나로호 2차 발사가 성공하면 비로소 여기에 들게 된다.

러시아 우주과학자와 과학기자인 지은이들은 이 책에서 우주클럽 가입국들의 우주도전사를 다뤘다. 우주과학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노라면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옛 소련은 수소폭탄 개발로 자기만족에 빠져있던 미국에 크게 한방 먹였다. 1957년 10월 4일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다. 미국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고 엄청난 투자로 여기에 맞서게 된다.

이처럼 인류의 우주도전사는 과학의 한계에 대한 과감한 도전만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반영이기도 했다. 대량살상만 없었을 뿐 전쟁이나 다름없다. 작은 나라의 경우는 그 노력이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우주로켓 개발에 나섰다. 자체 역량이 달리자 여러 나라의 기술을 끌어들여 힘을 합쳤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적수인 이란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등의 기술을 그러모아 지난해 2월2일 자체로켓 사피르2호를 발사하고 소형실험통신위성 오미드(희망)를 우주궤도에 올렸다. 첫 무슬림 우주개발이다.

영미권이 아닌 러시아에서 나온 우주과학 관련 서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책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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