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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 주식형펀드 봇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주식관련 펀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새로 개설된 투신사의 주식관련 수익증권은 모두 2백20개. 이는 지난해 11월의 1백57개, 12월의 1백53개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투신과 KTB자산운용·마이다스에셋 등이 개방형 뮤추얼펀드를 일제히 개설했다.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이처럼 신규 펀드를 많이 내놓는 것은 채권형 펀드에 식상한 투자자들이 주식관련 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프 참조>
◇주식관련 펀드에 자금 몰려=올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주식편입비율이 50%이상인 주식혼합형에는 모두 1천5백51억원이 들어왔다. 또 주식편입비율이 50%미만인 채권혼합형펀드에는 무려 1조7천4억원 가량이 순유입됐다.
반면 지난해 11월이후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채권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1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3개월간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모두 12조원. 이중 절반가량은 머니마켓펀드(MMF)에 들어갔다. 올들어 지난달 30일까지 MMF잔고는 5조3천7백87억원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MMF에 있는 자금중 상당액은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주식시장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은 "요즘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투자가들이 상당히 많다"며 "주가가 600선후반이나 700선 언저리에 접근하면 대기성 자금이 증시로 몰려올 것 같다"고 말했다.
올들어 채권혼합형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은 이같은 대기성 자금중 일부가 투자위험이 비교적 낮은 이 펀드에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최 사장은 "과거에 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본 경험 탓에 기관들이 주식비중이 낮은 채권혼합형펀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수익률 급등=주식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증시활황 덕에 수익률이 높기 때문. 지난해 7월 설정된 미래에셋의 미래디스커버리펀드는 6개월만에 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한화투신운용의 한화에이스성장단기주식1호는 최근 3개월간 50%의 수익률을 거뒀다.

<표 참조>
◇신규 펀드 특징=환매수수료를 사실상 없앤 것이 특징. 한국투신의 그랜드슬램과 삼성투신의 삼성팀파워90주식형펀드는 가입하면서 원금의 1%를 환매수수료로 미리 납부한다. 그런뒤 언제든지 수수료 없이 환매할 수 있다.
또 금융상품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함에 따라 다양한 상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삼성투신이 조만간 판매할 예정인 실버베스트펀드는 연금형 수익증권으로 6개월마다 이익금의 50%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재투자해 만기(5년·10년)때 일시불로 지불하는 게 특징.
◇가입 적기는=투신권에서는 일반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릴 때는 상투일 가능성이 높으니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수익증권 잔고 22조원중 40% 가량은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1999년 하반기에 들어온 것.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이사는 "통상 주가 상승 초기에 기관 자금이 펀드에 들어오고,급락국면에 들어가기 직전에 개인들의 자금이 대거 몰린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신 임일수 부장은 "개인들의 자금 유입 정도를 감안할 때 아직 상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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