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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세상] 화재발생 5분 황금의 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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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의 기적’ 들어보셨나요?

천안소방서가 재래시장에서 소방차 길터주기 연습을 하는 모습. [천안소방서 제공]

화재는 발화 후 5분이 경과하면 플래쉬오버(Flash over : 급격한 연소확대로 실내전체로 번지는 현상)에 의해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옥내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4~6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시작된다.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고, 조금의 재산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서는 이 5분이라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이 때문에 소방관들은 황금의 시간(golden time)이라 부른다. 즉 화재 접보 후 5분 이내에 도착하여 화재진압을 시도해야 하고, 구급대원도 5분 이내에 도착하여 필요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5분내 현장도착률이 소방차는 62.6%, 구급차는 32.8%에 불과하다. 천안소방서 통계 또한 2009년 현재 소방차는 78% 구급차는 31.6%에 불과하여 5분내 도착률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 역시 교통량 증가, 도시집중화 등으로 소방차량 통행여건이 점차 열악해짐에 따라 소방통로 확보대상 정비, 출동시스템 개선, 소방통로확보훈련 강화,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 소방차 길터주기 캠페인 전개 등 신속한 현장도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중앙시장 및 천일시장 일대에서 동남구청, 동남경찰서, 천안의용소방대와 합동으로 소방통로확보 훈련 및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벌였다.

하지만 소방관서 노력만으로 5분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소방차와 순찰차가 동원 되었지만 밀집된 점포와 좌판, 차광막, 무질서한 주·정차 그리고 국민들의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의식 부족 등으로 인해 소방차량의 진입은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시장 상인들과 일반시민들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태도는 장애물 이동·제거에 장시간이 소요되어 대형피해로 확대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훈련을 지켜보던 50대 주부는 “많은 장애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현장을 보니 안타깝다.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소방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는 무질서한 좌판 및 차양막 등의 설치를 자제하고 소방통로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 역시 긴급차량 통행시 좌,우측 피양을 생활화하고 협소한 골목길 불법 주차 및 소방용수시설 주변 5m이내 주·정차를 금해야 한다. 또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정된 장소에 주차를 하고 소방 활동 공간 확보를 의무화 해야한다. 언젠가 나에게도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우리 가족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우리 집, 우리 상가에 불이 나 화재피해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방통로를 확보하는 것과 긴급자동차를 피양하는 것은 내 생명과 내 재산을 보호하는 길이다.

대한민국은 안전사고 사망률이 OECD 30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올해 3월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저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당장 바쁘다고, 지금 당장 편하다고 하는 이기적인 행동들이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 다는 것을 명심하고, 5분의 기적!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구동철 (천안소방서 방호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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