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디자인시티, 김문수의 GTX…시·도의회 장악한 민주당 반대 땐 ‘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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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간판사업 도마에=3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정책은 옥석을 가려 추진하고 의회와는 타협과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야당이 구청과 시의회를 장악한 현실을 의식한 말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전체 25개 구청 중 21곳에서 승리했다. 시의회도 106석 중 79석(비례 포함)을 차지해 다수당이 됐다. 이전 선거에서 여당은 전체 25개 구청에서 승리했고 시의회는 106석 중 102석을 차지했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6·2 선거에서 여당이 확보한 27석은 정원의 3분의 1이 안 돼 단독으로 의회를 개원할 수도 없다”며 “시장은 야당이 장악한 시의회 협조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역동적으로 추진해 온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시티 같은 사업의 원활한 진척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이 두 사업을 집중 공격했다.

◆송도국제도시 사업 차질 가능성=당장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주요 공약인 4대 강 살리기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4대 강 살리기는 물론 GTX 사업에 대해서도 막대한 사업비 대비 효율성이 낮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GTX 사업의 경우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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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도내 31개 기초자치단체 중 19 곳에서 승리했다. 도의회는 전체 124개 의석 중 76개 의석(비례 포함)을 차지해 과반을 넘었다. 현재는 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원은 12명(전체 108명)에 불과하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인천시장 당선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도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송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상당한 입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만 들어서고 투자 유치가 부진한 점을 지적해 왔다.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151층 쌍둥이 빌딩(인천타워) 건설 사업도 재검토될 전망이다.

성남시에서는 당장 25개의 크고 작은 재개발·재건축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자는 “이대엽 시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수정·중원 지역 재개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4대 강 사업 논란=충청도의 최대 현안인 ‘세종시’ 문제가 더 꼬이게 됐다. 민주당의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정부의 행정도시(세종시) 백지화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행정도시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국책 사업”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동시에 살기 위해서는 행정도시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어 갈 것은 이어 가고 바꿀 것과 새로 할 것은 계획을 세워 말하겠다”고 했다. 그의 발언 이후 한나라당 출신 김진선 도정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DMZ사업·새농어촌건설운동·남북교류사업 등은 방향을 달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남의 김두관(무소속) 당선자의 경우는 강도가 더 세다. 그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정부에 대해 예의를 갖추되 원칙과 소신을 갖고 (정부와)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우겠다”고 밝혔다.

장정훈·양성철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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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경기도 도지사

1951년

[現] 서울시 시장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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