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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 미국 정가 환대에 자신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방미 사흘째인 24일(현지시간) 빡빡한 일정의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날 오전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국무부 콜린 파월 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국방부 폴 울포위츠 부장관,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 등과의 만남이 시간대별로 이어졌다.

민주당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와의 예정에 없던 면담을 위해 점심식사는 샌드위치로 때웠다.

워싱턴 정가의 높은 관심과 반응에는 李총재 스스로 "기대 이상"이라며 놀라는 표정이다.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 예정시간은 20분이었으나 40분 동안 이어졌고, 아미티지 부장관은 집무실 밖에서 李총재를 기다렸다. 25일엔 블룸버그 뉴욕시장 및 재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李총재의 '워싱턴에 얼굴 알리기'가 폭과 범위에서 일단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이와 함께 李총재는 자신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포용'과 '공정한 시장경제' 주장을 미 조야(朝野)에 이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李총재와 체니 부통령의 면담에 대해 "외교적 관례"라며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두 사람이 굉장히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 대부분의 대화 내용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일치했다"고 말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李총재가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자신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면 체니 부통령이 '맞다'고 맞장구치는 형식으로 면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李총재가 햇볕정책의 대안으로 제시한 전략적 포용정책을 대선공약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李총재의 대북관련 발언을 연 이틀째 비난했다.

李총재가 마이클 아마코스트 브루킹스 연구소장과의 면담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면 안된다"고 말한 데 대해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李대변인은 "李총재는 조국분단 상황에 대한 고뇌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신념어린 열정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공격했다.

워싱턴=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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