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을 달린다] 울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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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소재공학부 박재인(왼쪽 세번째) 실험실장과 학생들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10만배 확대된 은분말 입자를 관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울산지역 산업체가 필요한 인재 공급은 울산대가 책임집니다."

울산대가 현대중.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지역 대기업들과 손잡고 '맞춤식 인재' 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그동안 현대중에 900여명의 졸업생을 취업시키는 등 지역의 세계적 기업 인력 산실로 자리잡은 이 대학은 특히 교육부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에서 4대 인재양성 프로젝트가 선정돼 인재양성이 더 탄력을 받게 됐다.

국고 지원 등 5년간 투입할 재원 382억원을 확보했고, 기업체도 '필요한 인재는 대학생 때부터 키우겠다'고 나섰다. 기업이 교과목 편성에 직접 참여하는가 하면 박사급 인력을 교수로 파견하고 공장 생산라인.연구소까지 현장 강의실로 제공키로 했다. 울산시도 17억원의 지원금을 내놓았다.

울산대가 펼치는 인재 양성 사업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조선해양 부문.

기계자동차.조선.해양.전기전자제어.산업정보 공학 등 4개 학부에 석.박사급 44명을 포함해 산업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 636명씩 매년 배출, 취업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있다.

우수 학생 확보를 위해 매년 14억원을 할애, 재학생 10명 중 3명꼴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사립대이면서 국립대 보다 평균 등록금 부담이 적은 셈이다. 현재 52.6%인 교수 확보율을 해마다 5%씩 높여 2009년까지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시설도 최첨단이다. 지방대학 특성사업(1997~2001년).지역대학육성사업(BK21) 등에 잇따라 선정됨으로써 20억분의1㎜까지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등 229억원어치의 첨단 기자재를 확보, 국내 유수의 기업체들까지 기술.소재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한 기계자동차공학부 한 학과의 특허 건수만 73건에 이른다. 일정량 이상 남는 공기를 적절한 시기에 연소실로 충분히 공급, 매연 배출을 억제하고 엔진의 최대 출력을 유지시키는 '디젤엔진의 흡기장치 기술'(양순용 교수)은 이미 업체에 이전했다.

앞으로 5년간 211억원을 새로 투입, 교육여건을 향상시킨다. 가상제조실험실, 자동차 전기전자시스템 실험실 등을 갖추고 통신실험 장비인 텔레메틱스 등 첨단 기자재를 대폭 확충한다.

기계 및 전자, 산업공학 등 다양한 기술간의 융합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융합전공제'를 도입했다. 해마다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자율순환형 교육과정'도 실시한다.

1~2년씩 외국의 대학이나 업체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현대중.현대차.현대모비스 등 지역 8개 업체가 산학협동연구에 참여하고 해당업체 CTO(기술부문 최고책임자)급이 강단에 서고, 산업현장을 강의실로 활용하는 현장켐퍼스도 운영한다.

SK.삼성석유화학 등 8개 업체와 손잡고 추진하는 '맞춤형 정밀화학 인력 양성사업', 풍산.동남정밀 등 4개 업체의 지원을 받는 '자동차 부품 소재 인력 양성사업', 현대중.울산소프트웨어지원센터와 함께 추진하는 '지역정보체계 혁신을 위한 IT인력 양성사업'등 3개 부분도 NURI 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3월 교육부.산자부.한국공학기술학회 등이 참여하는 한국공학인증원(ABEEK)으로부터 '공학교육인증'을 수여할 수 있는 '인증교육기관'자격을 획득, 공대 졸업생은 산업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았다는 공인을 받고 있다.

정정길 총장은 "산업계가 취업후 곧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신입 사원을 원한다"며 "기업이 신입사원에게 하던 적응 교육을 대학이 맡아 현장 적응기간을 단축하고 노동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학교육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기자 <keyon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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