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아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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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보통 아줌마.

꾸밀 줄도 모르거니와

이런 모습에 부끄럼도 없다.

한번 하면 오래가라고

뽀글뽀글 볶은 머리.

일하기 편하라고

펑퍼짐한 고무줄 바지.

그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갈 곳은 끝도 없다.

때로는 뻔뻔하다 욕도 듣지만

그게 사실은 경쟁력인걸.

아는 것 많지 않고

가진 돈 얼마 없어도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이웃 퍼주는 게 좋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나눠 줄 게 있어 행복하다.

잡을 줄만 알았지

나눌 줄은 모르는,

저 높은 곳에 있는

그대들은 모른다.

김장 김치 한 포기

함께 치대고 같이 나누는

이 맛, 이 상큼한 맛은

아줌마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연말을 맞아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김장김치 나누기가 잇따르고 있다. 그늘진 곳을 챙기는 우리 아줌마들의 숨은 활동이 대한민국에 힘을 준다고 믿는다.

김진영(주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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