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3연승 독주에 제동 … 야권 ‘후보 단일화’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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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3일 0시10분 현재 양당 모두 접전지로 꼽은 충남·경남·인천·강원·충북에서 모두 야권이 강세를 보였다. 충남에선 안희정 민주당 후보가 2.5%포인트, 강원과 경남에선 각각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5%포인트 앞섰다. 충북과 인천에서도 전날 밤 11시30분께 이후 이시종,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과거 이들 지역에서 성적표가 신통치 않았던 야권으로선 ‘제 몫’ 이상을 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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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야권의 약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제1요인으로 꼽는다. 사실상 전 지역에서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했다.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에다 경기에선 진보신당까지 가세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달성에 ‘칩거’하면서 지원 유세를 하지 않았다. “뭉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는 통설이 이번에도 적용됐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출구조사 를 본 뒤 "우리가 막판에 다소 자만하지 않았나 염려된다”고 말했다.

둘째, 천안함 효과의 양면성이다. “경기를 빼곤 다 어렵다”(정두언 스마트전략위원장)던 여권의 초기 판세는 점차 “수도권에서 낙승할 수 있다”(정병국 사무총장)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천안함 이슈 덕분에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선거일에 임박해 반대 흐름이 나타난 듯하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막판 천안함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젊은 계층에선 오히려 피로감을 나타냈고 그게 투표율 상승과 야권 몰표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의 세대 교체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선전한 송영길(47)·안희정(45)·이광재(45) 후보는 40대 중반의 ‘386’ 정치인이며 김두관 후보는 51세다. 전통적인 선거 구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자 대결에서 여야는 늘 박빙 승부를 펼쳤다. 지방선거에선 1998년 김대중 정부 첫해에 열린 선거를 제외하곤 늘 여당이 참패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구도 자체가 여권이 선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김호기(정치사회학) 교수는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3연승을 했다”며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 표심이 발휘됐다는 것이다.  

고정애·권호 기자



한나라당이 압승한 지난 3대 선거

▶ 2006년 지방선거(광역단체장 득표 기준)

한나라당 12석(평균 득표율 54.5%), 열린우리당 1석(26.7%), 민주당 2석(8.9%)

▶ 2007년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48.7%,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26.1%

▶ 2008년 국회의원 총선

한나라당 153석, 통합민주당 81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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