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은 지역 민심 … 꿈의 3선 고지 오른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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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먹고살 기반 닦겠다”
허남식 부산시장 당선자

허남식 부산시장 당선자가 2일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그동안 벌여 놓은 일을 잘 마무리해 부산이 100년간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닦겠습니다.”

3선 도전에 성공한 허남식(61)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을 풍요롭고 품격 높은 세계도시로 만들어 시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부산신항 배후지에 국내 최대 규모 국제산업물류단지(33㎢)를 차질 없이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신공항은 경남 밀양으로 가야 한다’는 발언 때문에 그는 민주당 김정길 후보로부터 ‘신공항의 부산 가덕도 유치는 거짓말’이라고 공격을 당했으나 “정치적 덕담을 갖고 정쟁을 유발하지 말라”며 여유 있게 시민들을 설득했다.

1976년 행정고시(제19회)에 합격한 이래 30여 년을 부산에서만 근무했다. 시청에선 상수도사업본부부터 기획관리실에 이르기까지 거치지 않은 부서가 없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시청) 안방마님’이다. 허 당선자는 부인 이미자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 중 맏이인 아들 허욱(32)씨는 모델 겸 영화배우. 영화 ‘태풍’에서 국정원 직원인 ‘최 팀장’이 바로 그다.

부산=김상진 기자



“전남 위상 더 높이라는 명령”
박준영 전남지사 당선자

박준영 전남지사 당선자가 2일 밤 선거 캠프에서 기뻐하고 있다. [박준영 선거캠프]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전남의 운명을 바꾸라는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여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박준영(64) 전남지사가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기업 2000개를 유치하고 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한 것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2013년 순천 국제정원박람회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 전남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3월 26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하루 평균 319㎞씩 68일 동안 2만2000여㎞를 이동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박 당선자는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인창고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72부터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됐었다. 89년 중앙일보 복직 후 뉴욕 특파원과 편집국 부국장을 지냈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 대통령 공보수석·대변인·국정홍보처장을 역임했다. 2004년 6월 박태영 전남지사의 한강 투신 자살에 따라 치러진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던 상황을 역전시키며 당선됐다. 부인 최수복(56) 여사와 사이에 3녀를 뒀다.

광주=이해석 기자



“친환경 수도로 울산르네상스”
박맹우 울산시장 당선자

박맹우 울산시장 당선자가 2일 저녁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더 낮은 자세로 더 강한 집념으로 일하겠습니다. 뚝심과 열정으로 풍요와 품격, 기회와 배려가 넘치는 울산르네상스를 활짝 열겠습니다.”

한나라당 박맹우(58) 후보가 울산시장 3선 고지에 올랐다. 2002년 시 건설국장 자리를 던지고 인지도 2%에서 시장직에 도전한 지 8년 만이다.

그는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2차 전지산업, 원전산업 육성을 통해 울산을 굴뚝산업 도시에서 첨단 친환경산업 수도로 탈바꿈시켜 놓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울산미술관과 산업인 명예의전당 건립, 울산중앙상가 등 전통시장 활성화, 일자리 3만 개 창출, 태화강 철새공원 등 5대 명품도시공원 건설, 제2장애인체육관 건립 등의 공약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울산에서 삼호초등·제일중을 다니면서 1등을 놓쳐보지 않은 우등생이었지만 경남고에 입학하면서 방황의 늪에 빠져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할 때까지 술로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박 당선자는 “눈물로 나를 감싸주던 어머니가 가슴에 다가왔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부터 행정고시에 매달려 1년 만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이후 내무부와 경남도·울산시의 요직을 거쳤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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