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DJ 친인척 비리로 번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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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에게 보물 발굴 사업을 소개하기 앞서 사업에 깊이 개입했음이 드러나면서 '이용호 게이트'가 급기야 대통령 친인척으로까지 번졌다.

그가 이용호씨에게 사업을 소개시켜 준 배경, 그리고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주식을 통해 이익을 챙겼는지가 새로 등장한 핵심 의혹이다.

진도 앞바다 보물 발굴사업을 인수한 삼애인더스의 주가조작을 통해 이용호씨가 챙긴 시세 차익 2백56억원의 행방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이형택씨와의 관련 여부 등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 특검팀 수사=특검팀은 이형택씨가 吳씨 등을 이용호씨에게 소개해 주고 대가를 받았는지와 보물 발굴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관계에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사업을 인수한 삼애인더스가 이를 소재로 막대한 주가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져 李씨가 삼애인더스 주식을 보유했었는지가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수사 초기 이형택씨를 출국 금지한 뒤 그를 둘러싼 자금 거래를 캐기 위해 두 차례 계좌추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택씨는 이용호씨에게 보물 발굴 사업을 소개하기 전 국정원 등 국가기관에 지원을 요청, 당시 엄익준 2차장(사망)이 국정원 광주지부 목포출장소에 사업 실현성을 조사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형택씨는 또 사업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일반투자자 모집을 위해서도 직접 뛰었다.

◇ 이용호씨의 주가조작=이용호씨는 2000년 말 이형택씨 소개로 보물 발굴 사업권을 인수한 뒤 지난해 2월 26일 보물 발굴 착수를 위해 금감위에 신고했고 한달 뒤 해양수산부에 인양신청서를 제출했다.

증권가에 이 소문이 퍼지면서 1월 초 2천7백90원에 불과하던 삼애인더스의 주가가 한달여 만에 2만원대로 폭등했다. 이용호씨는 그 사이 D신용금고 실소유주 김영준(구속)씨와 공모하는 등 2백56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 대검 또 다른 부실 수사=대검 중수부는 지난해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이형택씨의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이용호씨에게서 금품을 받거나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없다"며 소환조사도 미루다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밀려 형식적인 소환조사를 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당시 수사 관계자들은 이형택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했다고 발표했으나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장정훈.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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