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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총장 취임, 검찰 조직 대대적 개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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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명재 검찰총장이 17일 검찰의 대대적인 개혁 바람을 예고하며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이 공정하고 청렴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고,"정치적 사건 등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관계없이 불편부당한 검찰권을 행사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李총장은 또 "검찰의 쇄신과 개혁을 위해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수사 역량과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검찰 전반에 대한 제도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는 내주초로 예상되는 후속 인사를 李총장이 어떤 모양새로 짤 것인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관계자들은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부 등 특수수사 분야가 우선 인사 대상이 될 것으로 봤다.검찰 내 네개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대검 중수부장.대검 공안부장 등에 대해서도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이들 특수수사 계통에서 처리한 진승현.이용호 게이트 등의 부실 수사가 정치적 시비를 부르면서 최근의 '검찰 위기'상황을 가져왔음을 이유로 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당시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이 가시화되면서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폭은 이날 사퇴한 김경한 서울고검장과 김영철 법무연수원장,사퇴의 뜻을 밝힌 심재륜 부산고검장 등으로 인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검찰 수뇌부에 대한 세대교체 성격의 개편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李총장은 이와 함께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검찰 인사들에 대한 감찰 작업도 병행할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장은 이와 관련해 "검찰에는 높은 도덕성과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고 이날 강조했다.'검사의 청렴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때문에 특검이 수사 중인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10여명의 검사들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 충격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부의 시각이다.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 검찰 내 비호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불가피해 당분간 찬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분위기가 검찰조직을 휘감고 있다.

李총장 체제의 출범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힌 특별수사검찰청 설립 작업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검사들의 항변권을 보장하는 상명하복 규정 개정 등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의 제도적인 개혁 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李총장은 검찰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추락한 검찰의 위상을 다시 세우려 할 것으로 보인다.

장정훈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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