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개성공단 기념식 참석차 방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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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얼굴)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15일 북한 방문을 추진한다고 정부 핵심관계자가 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 장관이 개성공단 시범단지에서 열리는 국내 업체의 첫 제품 생산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북측과의 최종 조율 등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지만 거의 성사단계"라고 말했다.

당초 이 행사에는 남북 모두 실무선만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 장관이 참석할 경우 북측에서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북 고위급회담' 성격을 띨 수도 있다. 개성공단 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아산 관계자는 "전례로 보면 북측 참석자는 행사가 임박해서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면서도 "우리 측에서 정부 고위관계자가 갈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임종석.최성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30여명도 참석한다. 북한은 지난 7월 정 장관 취임 후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동남아를 통한 탈북자 460여명의 집단 남한 이송 등을 놓고 정 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지난달 초 북한 직업총동맹 관계자는 민주노총과의 금강산 접촉에서 "정 장관은 북한 땅을 한 번도 못 밟는 통일부 장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정 장관의 첫 방북이 성사되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미묘한 시기에 통일 외교의 총책임자인 정 장관이 방북한다는 것 자체가 남북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봉조 통일부 차관과 김보현 국가정보원 3차장(북한담당)은 지난달 19일 금강산관광 6주년 기념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대북 라인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신홍.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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