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샤 대학에 정지용 시비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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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서정시인 정지용(鄭芝溶.1902~50.사진)의 시비가 모교인 일본 교토(京都)의 도시샤(同志社)대학 교정에 세워지게 됐다. 정지용 시비는 95년 건립된 윤동주 시인의 시비 바로 옆에 마련돼 한국인의 시심을 일본인의 가슴에 불어넣게 될 전망이다.

시비 건립을 추진해온 정지용 기념사업회(회장 오양호 인천대 교수)는 4일 도시샤 대학 측이 제공한 장소에 정 시인의 시비를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도시샤대 국제센터 오키타 유쿠지(沖田行司)교수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두 사람을 배출한 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학교 당국의 공식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9월께 시비를 제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비에 새겨질 작품으로는 교토 시가를 관통해 흐르는 가모가와(鴨川)의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 '압천'이 유력하다.

정.윤 두 시인의 기념 조형물도 시비 옆에 세워질 전망이다. 시비 건립을 주도해 온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정 시인과 윤 시인이 재학 시절 교복을 입고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 건립을 제안해 학교 당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교토=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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