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화력발전호 입찰에 국내외 10여회사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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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외 10여개 업체가 한국전력에서 민영화하는 화력발전소 입찰 경쟁에 나설 채비다.

미국 전력회사인 미란트는 최근 서울 코엑스 인근에 한국지사를 개설했다. 곧 있을 예정인 발전소 매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 회사의 외국계 핵심 중역 5명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또 다른 미국계 업체인 엘파소와 네덜란드계 다국적기업 쉘,벨기에계 트랙트빌 등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도 입찰에 참여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내업체도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발전사업에 관심을 가져온 LG그룹은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LG칼텍스정유의 이원영 팀장은 "구체적인 매각조건 등이 나와야 하지만 어찌됐건 반드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국내외 업체와 컨소시엄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도 곧 인수 전담팀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발전사업이 꼭 필요하다"며 "매각자문 금융업체를 선정해 준비팀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림산업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발전사업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내외의 에너지전문기업은 물론 건설업체들도 화력발전소 사업이 향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며 속속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성에너지 등 중견업체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와 관련해 15일 2단계 분리방식의 '발전회사 민영화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고,16일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산자부 계획에 따르면 한전의 5개 화력발전회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중 2개 회사를 우선 선정해 민영화하는 것으로 돼있다.

나머지 3개사는 이들 2개사의 민영화가 완료된 직후 매각을 추진하되, 시기는 늦어도 2005년을 넘지 않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에 첫번째 매각할 발전회사 한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민영화 방식은 매각할 발전회사의 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겨주되, 증권시장 상장을 통한 기업공개 방식도 병행키로 했다.

산자부는 또 민간기업 1개사당 발전회사 1개사만을 인수토록(1인 1사 원칙)했고, 외국인들의 소유가 국내 전체 발전설비의 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한편 산자부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안정성과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감안해 민영화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김시래.이수호.김창규 기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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