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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병력 650명 필리핀 파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전 이후 최대 규모의 병력을 필리핀에 파견했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연계한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의 이슬람반군 아부 사야프 척결을 위한 미국.필리핀 합동훈련을 내세워 미국은 14일 특수부대 1백50명을 포함, 모두 6백50명의 병력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과 바실란섬에 배치하기 시작했다.민다나오섬 남부 삼보앙가에는 이미 미군 고문단 6명이 들어가 훈련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앙헬로 레예스 필리핀 국방장관은 14일 "미군은 원칙적으로 아부 사야프와의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미군 일부가 바실란섬의 전투지역에 들어갈 수도 있고,자위 차원의 전투행위에는 관여할 수도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리고베르토 티글라오 대통령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실제 적을 대상으로 실제 전투장소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군이 아부 사야프의 활동무대인 바실란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미군은 필리핀군의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들은 자국 내에서 외국군 교전을 금지하고 있는 법적 제약을 피하면서 미군 재주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가 '훈련'이란 단어를 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즉 미군 배치가 단순한 훈련 이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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