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신주인수권증권 가격은 9일 하루동안 60%나 올랐다.
이날 하이닉스의 주가는 상한가인 15% 올랐지만, 상하한가 제한이 없는 신주인수권은 이 보다 4배나 많이 오른 것이다. 하이닉스의 신주인수권증권은 지난달 24일 이후 10일(거래일 기준) 만에 무려 2백31% 올랐다. 이 기간 동안의 하이닉스의 주가상승률(65.3%)을 크게 웃돌았다.
조흥은행 신주인수권증권도 같은 기간에 1백24% 올랐다. 이 역시 주가상승률(59.1%)보다 배 이상 높은 것.
이처럼 이들 증권값이 오르는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조흥은행.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즉 조흥은행이 지난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정한 신주인수 행사가격은 5천7백90원인 데, 여기에 신주인수권증권 가격(9일현재 8백40원)을 더한 6천6백30원보다 앞으로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 그 만큼 이익을 보게되는 것이다.
신주인수증권의 거래량도 크게 늘어났다.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전엔 거래가 전혀 없는 날이 많았지만 요즘은 매일 1만~3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올들어 하루 2백만~4백만건을 넘기고 있다.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 신주인수권증권이란=BW에서 채권을 떼어내고 남은 주식인수 권리증이다. 주식에 대한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의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 이 권리 자체가 하나의 증권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신주인수권증권은 만기때까지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된다. 만기일 가격이 제로인 셈이다.
가령 만기가 올해 10월 22일인 조흥은행의 신주인수권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만기일 이전에 조흥은행측에 주식을 5천7백90원에 발행해 달라고 은행측에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9일현재 8백40원에 신주인수권을 산 사람은 여기에 발행가(5천7백90원)를 더한 6천6백30원 이상으로 향후 조흥은행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조흥은행 주가는 6천1백50원이었다.
◇ 어떻게 매매하나=신주인수권증권은 주식 처럼 증권사를 통해 매매한다. 현재 많은 증권사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신주인수권증권 매매 기능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위탁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매매주문을 낼 수 있다.
이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