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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양란 중국수출 늘리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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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국인들의 최대 명절인 춘절(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춘절이 되면 선물로 각광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산 심비듐(Cymbidium:양란의 일종)이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신선 농산물 입장에서 보면 유일하게 연간 1000만달러(2003년 기준)에 육박하는 수출 효자 품목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중국산의 생산량 증가와 품질 향상으로 한국산 심비듐의 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국내 양란 수출업체들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중국시장이 과거의 중저가품만을 찾는 시장이 아니라 고급품과 중저가품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양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산은 저급품이 아닌 고급품으로 균일하게 공급돼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며, 국내에서 저급품이면 중국에서도 저급품이라는 인식 아래 이젠 더 이상 밀어내기식 수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난해엔 핑크 계열 색상의 홍수출하로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는 점을 올해엔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수출 품종과 색상의 다변화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중국은 워낙 국토가 크다 보니 전체를 단일시장으로 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양란 시장은 광둥성을 중심으로 한 남방시장, 상하이와 저장성을 중심으로 한 동부해안시장, 베이징과 산둥성을 중심으로 한 북방시장, 윈난성을 중심으로 한 중서부시장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지역별 시장 특성을 파악한 후 지역에 따라 맞춤식 접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중국 당국의 통관과 검역이 엄격해지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저가 신고에 관한 것이다. 저가 신고는 다소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으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상대국의 국내 가격 조회가 실시간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한국 식품의 저가 신고 여부에 대한 단속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점에 비춰볼 때 화훼라고 예외는 아니므로 정상적인 거래를 모색할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운용 농수산물유통공사 베이징농업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