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핵심을 공격하라" 빈 라덴 비디오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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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경제의 핵심을 집중 공격하라".

오사마 빈 라덴(사진)이 최근 비디오 화면을 통해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연설한 내용이다. 그가 왜 9.11 테러의 대상으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골랐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는 카타르의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27일 빈 라덴의 연설 비디오 전체를 33분에 걸쳐 방영하면서 새롭게 알려진 내용이다. 이 방송은 전날 연설 비디오 일부를 발췌해 방영했다.

빈 라덴은 이 테이프에서 "미국 군사력의 기반은 경제에 있으며 경제가 붕괴되면 더이상 세계의 약자들을 억압할 수 없게 된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경제를 타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9명의 젊은이들이 감행한 테러가 미국 경제에 1조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화면에 등장한 빈 라덴의 얼굴은 다소 수척해 보였다. 파키스탄의 인터넷 신문인 '파키스탄 옵서버'는 지난 25일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폐질환으로 12월 중순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비디오의 촬영지를 추정케 하는 단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국방부 대변인 모하마드 아빌은 이날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 파키스탄에 잠입해 이슬람 정당 '자미아트 울레마 이 이슬람'(JUI)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JUI측은 이에 대해 "최고 지도자 파자르 울 레흐만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파키스탄 정부에 의해 3개월째 연금돼 있다"며 "우리는 탈레반을 지지하지만 빈 라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예영준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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