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노장 심연섭 '한전의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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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배구판의 '외인구단' 한국전력이 실업강호 대한항공을 3-1(25-18,25-22,17-25,25-19)로 일축하는 파란을 연출하며 기분좋은 첫승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2패째로 4강이 겨루는 2차리그 진출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한전은 28일 전남 목포로 옮겨 치러진 2002 현대카드 배구슈퍼.세미프로 1차리그 경기에서 잘 다듬어진 조직력으로 힘과 높이에서 앞선 대한항공에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낙승했다. 한마디로 배구가 장신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해 보인 경기였다. 한전은 주전들의 평균 신장이 월등한 대한항공을 맞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그물망같은 팀워크를 구축,완승을 이끌어 냈다.

대한항공은 센터 이영택(2m2㎝)을 비롯, 세터를 제외한 주전 전원이 1m90㎝ 이상인 반면 한전은 주전 6명 중 세명이 1m80㎝대다.

더구나 한전은 올해까지 2년 연속 드래프트 1순위 선수(윤관열.문성준)를 뽑아 놓고도 회사측 사정으로 선수를 충원하지 못해 주전 대부분이 30세를 넘긴 노장인데다 18명의 엔트리를 채우지 못한 14명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한전의 노장 심연섭(32.사진)은 1m83㎝의 단신이지만 능란한 개인기와 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대한항공의 장신 블로킹 숲을 헤치며 공격과 수비에서 발군의 활약으로 센터 김철수와 함께 팀승리를 견인했다. 16득점으로 팀내 최다득점에 블로킹 점수도 5점이나 기록했다.

승부는 사실상 첫세트에서 갈렸다.한전은 강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며 리시브 불안으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한항공에 시종 리드끝에 첫세트를 가볍게 따냈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를 지낸 이성희라는 걸출한 세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리시브 불안으로 토스 정확도가 35%에 그쳤다. 반면 한전의 실업 2년차 세터 김종규는 37%로 오히려 정확도가 높았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구민정(19점).한유미(13점).장소연(10점) 트리오의 활약으로 김미진(12점)이 분전한 도로공사를 3-0(25-22,25-16,25-21)으로 완파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남대부에서는 성균관대가 명지대를 3-1(25-23,20-25,25-16,25-16)로 꺾고 첫승을 올렸다.

목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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