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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외국인 … 한국 주식 팔고 채권은 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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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6일 국내 금융시장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29포인트(1.36%) 올라 1582.12가 됐다. 25일 하루에만 35.5원 폭락했던 달러당 원화 값은 3.3원 내린 1253.3원이었다.

외형상 금융시장이 정상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남유럽 재정위기와 북한의 위협이라는 악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외국인들은 26일에도 유가증권 시장에서 6198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한 켠에서는 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을 팔아 치우는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은 대량 사들이고 있다. 또 정부가 이날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의지를 밝히면서 환율 불안도 가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한국 채권 러브콜=25일 주가와 원화가치 폭락을 부른 건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였다. 이날 하루 58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채권은 더 많이 샀다. 25일에만 국채와 통화안정채권 58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것도 3년 이상 장기 채권에 몰렸다. 외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아예 떠나는 게 아니라 안전한 채권으로 갈아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 다시 외국인들이 귀환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환율 안정시킨다”=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물가가 뛰고, 유학생 자녀를 둔 기러기 부모는 주름이 진다. 정부가 원화가치 하락을 손 놓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26일 경제금융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외환시장을 점검하고 필요 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원화가치가 더 이상 흔들리는 것은 막겠다는 의미다.

대우증권 고유선 경제금융팀장은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 마당에 원화가치가 달러당 1300원 넘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금융으로 번지고 있어 당분간 12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유럽 불안은 여전=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에 대해 ‘7, 9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이때 이들 국가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만기인 PIIGS 국가들의 국채는 3487억 유로 중 2448억 유로의 만기가 6~9월에 돌아온다.  

김원배·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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