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쇼핑몰 엄청컸다…올 시장 2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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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 남가좌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미경(37)씨는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통한 의류판매를 시작해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보다 더 많이 팔고 있다.

김씨는 "인터넷 판매가격을 20% 정도 싸게 매긴 결과 요즘은 월 매출이 3천만원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70%나 많아졌다"고 말한다.

인터넷 쇼핑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1999년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3년째인 올해 시장규모가 2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는 오는 2003년에는 온라인 쇼핑몰이 TV 홈쇼핑을 제치고 백화점과 할인점에 이은 3위권 유통매체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간 유통단계 축소 및 업체간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물건값이 싼 데다, 상품의 표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소비자들이 굳이 매장에 갈 필요가 없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공동구매 등 새로운 소비패턴이 확산되고, 보안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작아진 것도 요인이다.

취급품목도 PC나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에서 서적.음반.필기류 등으로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전신운동기구 'AB슬라이드'는 삼성몰.한솔CS클럽 등에서 판매량 1,2위를 차지하는 등 올해 인터넷 쇼핑몰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옥션의 배동철 이사는 "과거 온라인에서는 판매가 거의 없었던 의류.신발 등도 하반기들어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는 쇼핑갈 시간이 모자란 20~30대 직장 여성의 이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대부분의 쇼핑몰이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연승 연구원은 "브랜드의 신뢰도와 안전성 때문에 고객들이 대형 종합 쇼핑몰에만 집중되는 과점현상이 올 하반기부터 나타났다"면서 "대형 업체들은 1~2년 안에 흑자로 돌아서겠지만 소형업체들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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