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로 연초에 '1월 효과' 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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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새해 1월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1992년부터 올해 1월까지 10년간 월평균 주가 상승률을 따져봤을 때 1월의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든다. 여기에다 경기회복이 기대된 해에는 어김없이 '1월 랠리'(주가 급등)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선언 등 각종 대외적인 악재 때문에 내년에는 '1월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 10년간의 특징=LG투자증권이 최근 10년간 월별 평균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1월이 8.1%로 가장 높았다.

반면 2월은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연초의 주가급등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풀이됐다.

또 10년간 1월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여섯번이었고, 이중 네번은 주가가 9% 이상 올랐다. 통상적으로 1개월간 주가가 8% 이상 오르면 랠리가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10년간 랠리는 네차례 있었던 셈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새해를 시작한 1992년 1월에는 주가가 11.4% 올랐고, 경기가 바닥을 친 1998년 1월에는 무려 51% 올랐다.

LG투자증권 이윤학 팀장은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인 만큼 내년에도 1월 랠리는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1월에 주식을 신규 매수하기보다는 주식을 보유한 채 새해를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10년동안 소형주가 대형주.중형주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소형주의 1월 상승률은 11.5% 였던 데 비해 대형주는 8.2%,중형주는 6.8%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기전자업종은 15.9% 올라 1월 평균 상승률(8.1%)을 압도했다. 그 다음은 증권업종(14.8%).운수장비(12.7%).제약(12.2%)의 순이었다.

◇ 내년 1월,대외 여건은 악화=현재 증시 주변여건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일본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들썩이고 있어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 1월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고 해서 내년에도 1월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믿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지난 10월 이후 외국인들이 한국 비중을 대폭 높인 만큼 내년 초 신규 매수여력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엔저와 일본 경제 향배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과 신년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지만, 엔저와 같은 악재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이달 들어 주가가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은 만큼 내년 초에는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보다는 소폭 반등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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