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Q&A] '핵티비스트'란 뭔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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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Q : 최근 외국 잡지에서 핵티비스트(Hacktivist)라는 단어를 보았습니다. 해커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인지요.

A : 인터넷의 보급은 네티즌들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투쟁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핵티비스트는 해커(Hacker)와 행동가(Activist)의 합성어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구태의연한 질서를 거부하거나 불의에 대항하는 일종의 행동주의자를 말합니다.

이들은 현실공간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을 하는 고전적인 투쟁방법 대신 가상공간에서 해킹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폅니다.

주요 기관의 인터넷사이트를 동시다발적으로 해킹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활동을 종종 하죠.

예를 들어 동티모르의 독립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1999년, 당시 동티모르를 지배했던 인도네시아 40여개 주의 컴퓨터를 해킹한 네티즌들을 대표적인 핵티비스트로 부릅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홈페이지에 '동티모르 해방'이란 단어를 써 놓는 등 동티모르 해방의 당위성을 사이버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 공습 과정에서 유고가 나토를 상대로 사이버 시위를 벌인 것도 핵티비스트들입니다. 유고의 컴퓨터 전문가들은 나토의 공습에 항의, 시간당 2천5백건의 e-메일을 나토의 웹사이트에 보내 시스템을 다운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디지털 시위를 의로운 것으로만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은 좋습니다만 익명으로 남의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고장나게 하는 해킹 자체가 범죄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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