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진 고속도로 확장 개통 이후] 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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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진주 ∼ 대전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부산 ·경남지역 주민들의 교통수단 이용과 관광 ·쇼핑 행태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항공편을 이용하던 서부 경남지역 주민들은 고속버스를 애용하기 시작했고 마산 ·부산에 쇼핑하러 가던 진주시민들이 대전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또 경남지역에 관광하러 오는 중부 이북 지역 주민이 늘고 무주스키장을 찾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스키어들도 늘었다.

대전 지역 대형 유통업체들은 현수막·광고전단 등을 돌리며 함양 ·진주지역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통수단 명암=고속버스는 웃고 항공사는 울상이다.진주 ∼ 서울을 하루 18회(대한항공 10회,아시아나 8회)왕복하는 항공편은 대진고속도로 개통 이후 승객이 20%나 줄었다.하루 평균 9백50∼1천여 명에 이르던 탑승객이 요즘은 8백여 명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앙 ·동양고속이 하루 39편을 왕복 운행하는 고속버스의 승객은 6백∼7백여 명에서 1천여 명으로 최고 66% 늘었다.

고속버스 승객이 증가한 것은 대진고속도로를 이용한 진주 ∼ 서울 거리가 구마고속도로 이용 때보다 단축되면서 운행시간이 5시간30분에서 4시간으로 줄었기 때문이다.또 요금이 2만7천3백원에서 1만9천7백원으로 내린 것도 승객 증가의 원인이 되고있다.

대한항공은 승객이 줄자 1백88석의 항공기를 1백70석짜리로 변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두 항공사는 또 승객이 계속 감소하면 운항 편수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장기적으로 항공요금을 내리기 위해 현재 진주 ∼ 광주 ∼ 김포로 둘러가는 노선을 진주 ∼ 대구∼김포로 직선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운항거리가 37㎞단축되고 요금도 8천원쯤 절약된다.

서너 명이 함께 자가용을 타고 서울로 출장가는 공무원이나 회사원이 늘고있다.

대진 고속도로 개통 이후 대기 시간이 많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시간과 자가용을 타고가는 시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쇼핑 ·레저문화 변화=함양읍 도로변에는 ‘대전 00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진주에서도 대전의 한 유통업체가 광고 전단지를 돌리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에서 무주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도 늘어났다.무주리조트가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간 지역별 스키어 분포를 조사한 결과 부산 ·울산 ·경남지역이 8천2백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천2백67명보다 2천 명(32%)이 늘어났다.

무주리조트는 영남지역 스키어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정기 운행버스를 20대로 늘렸다.

진주상공회의소 정상효(鄭相孝 ·44)조사부장은 “대진 고속도로 개통 이후 서부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치단체별로 지역발전을 위해 중부 이북 지방의 관광객 유치 방안 등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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