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강국과 A매치 '스파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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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당시 김정남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86년에 치른 여섯차례의 평가전 중 세차례의 평가전을 국내 실업선발팀과 치렀다. 85년부터 가진 A매치라고 해봐야 태국.바레인.이라크.홍콩 선발 등 '2류팀'들을 상대로 했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회택호도 14차례의 평가전 중 외국 프로팀과의 경기가 무려 열경기였다.2월 스페인의 레알 베티스전부터 본선 직전인 5월 30일 서독의 도르트문트전을 치를 때까지 A매치는 중간에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을 정도로 클럽팀과의 평가전이 대세였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했던 차범근호도 가나.우즈베키스탄.마케도니아 등 축구 변방국들과의 평가전이 많았고, 선진국인 유고.덴마크도 주전선수가 거의 빠진 2진이었다.

반면 히딩크호가 올해 치른 21차례의 평가전 중 A매치가 아닌 경기는 올림픽대표팀과의 두차례 평가전 등 네경기에 불과하다. 내년에 일정이 확정됐거나 평가전을 추진 중인 12차례의 경기 중 외국 프로팀과의 평가전은 한 경기도 없다.

A매치 상대국들의 수준에서도 올해 히딩크호가 맞선 나라들은 이전 대표팀들이 평가전을 치렀던 국가들보다 여러 수 위인 강팀들이 많았다.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만났던 세계랭킹 1위 프랑스는 물론이고 8월 전지훈련 때 평가전을 가졌던 체코, 11월 평가전 상대였던 크로아티아 등이 모두 세계 정상급 팀들이다. 내년에는 프랑스전이 예정돼 있고 네덜란드.잉글랜드 등 일류팀들과의 평가전을 추진 중이다.

히딩크호는 본선 조 추첨 결과 조별리그 상대 세 나라가 모두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이어서 유럽 국가들과의 집중적인 평가전을 통해 유럽팀에 대한 면역을 기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내년 3월 유럽 전지훈련 때는 핀란드.터키 등과의 잇따른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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