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련주 '클로즈 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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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 영화가 인기를 누리자 영화 제작.유통업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년에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관람객이 부쩍 늘어나 결국 영화 관련 업종이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 한해 동안 국내 극장을 찾은 관객은 지난해(6천5백만명)보다 25% 늘어난 8천만명 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절반 가량이 한국 영화 관람객이다.

◇ 각광받는 영화산업=하나경제연구소 김태경 연구원은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일요일엔 관람객이 주는 대신 금요일.토요일엔 늘어 전체 관객은 5%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잇따라 설립되는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복합영화관에는 백화점.레스토랑.게임방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입주해 있어 고객을 더욱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

한국영화의 해외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1995년 20만달러 수준이던 한국영화 연간 수출액이 지난해 7백5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1천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시장도 일본에서 홍콩.대만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밖에 관람료 수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일부 영화관이 관람료를 7천원에서 8천원으로 올렸고, 다른 영화관들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 관련 업체=로커스홀딩스는 영화.음반.게임 관련 자회사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지주회사다.

자회사인 싸이더스는 국내 최대의 영화제작사이자 매니지먼트 업체. 또 시네마서비스는 시장점유율 1위의 배급사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이 뛰어난 무협영화 '화산고'를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는 "현재 7천8백원대인 주가가 1만2천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매수 추천했다. 또 내년 2월께 국내 최대의 영화배급업체인 CJ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에 등록될 예정이다.

하나경제연구소는 공모가가 8천원~1만원인 이 회사의 등록 후 적정주가가 2만5천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서울.분당.인천 등에 'CGV'란 극장 체인을 갖고 있는데 올해 관람객이 무려 1천3백만명에 달했다.

종합 미디어그룹을 지향하고 있는 동양제과는 최근 영화관.케이블TV.공연 등의 사업에 주력해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7천5백원으로 제시했다.

제일제당은 직접 영화사업을 하지 않는 음식료업체지만 CJ엔터테인먼트의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어 이 회사의 등록으로 평가익을 볼 전망이다.

◇ 영화공모펀드=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하나은행이 이달 초 로커스홀딩스와 제휴해 고객으로부터 1백억원을 모아 영화에 투자하는 '하나시네마투자신탁'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해도 로커스홀딩스로부터 0.5% 배당을 받고 대박을 터뜨려도 19%까지만 배당받는다.

인터넷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흥행실적에 따라 수익금을 나눠주는 네티즌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흥행에 실패하면 본전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 문제점=우선 정부의 영화진흥정책이 계속 추진되고, 한국 영화가 계속 인기를 끌지 관심이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금융 자본이 계속 영화 제작 및 유통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이밖에 학계를 중심으로 영화산업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영기.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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