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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언저리 캐나다 옐로나이프 환상적인 오로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콧속이 '짠'하게 시려왔다. 몸이 편한 곳을 찾는 것이 여행을 하는 첫째 이유라면 이번 여행은 그야말로 빵점이다.

겹겹이 껴입은 옷과 무거운 방한화가 몸을 둔하게 만든다. 숨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민 코가 영하 35도의 찬 공기 앞에서 여지없이 시려왔다.

밤 9시, 몸을 뒤뚱거리며 모여든 관광객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창은 김이 서리자마자 얼어붙어 하얀색 유리로 변해 버렸다. 차창 밖 풍경을 보기 위해 가끔씩 손으로 문질러 보지만 소용이 없다.

장갑을 벗은 채 절대로 철제 손잡이 같은 것을 만지지 말라는 가이드의 당부가 긴장을 더하게 만든다. 손이 쩍쩍 달라붙고 곧바로 동상에 걸린다는 것이다.

캐나다 옐로나이프 시내를 떠나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프리루드 호숫가 침엽수림. 도시의 불빛이 사라진 북극권의 하늘은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듯 수많은 별이 반짝였다.

기다림은 언제나 지루하다. 그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가이드는 순록 고기를 넣은 수프를 빵과 함께 내놓았다. 숲속에 마련된 작은 오두막은 이내 음식 냄새로 가득 찼다.

약간 퍽퍽한 듯한 고기의 질감이 입안에서 느껴진다. 순록 고기는 고단백 식품이어서 몸에 좋다는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음식이 들어가자 추위가 어느 정도 가신다.

새벽 1시 어렴풋이 하늘 한편에 옅은 구름 같은 것이 길게 생겼다. 이제 오로라(aurora)가 보일 거라고 했다. 20여분이 흐른 뒤 갑자기 하늘이 밝아졌다. 하늘을 가로질러 긴 녹색띠가 펼쳐지더니 이내 바로 용틀임을 하듯 구불구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여명(黎明)의 여신 오로라가 긴 리본으로 장난을 치는 듯 뭉쳤다가 흩어지고, 사라졌다 나타나고, 커튼모양으로 하늘을 장식하기도 하는 현란한 천상의 곡예. 사람들은 환호로 답했다. 영하 30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서 1시간30분동안 추위도 잊고 환상의 오로라 쇼를 감상한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숲을 떠났다.

북위 62도27분에 위치한 옐로나이프는 캐나다 노스웨스트주 주도(州都)로 1만8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에드먼턴을 거쳐 비행기로 3시간 정도 걸린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이 주 산업이다.

오로라 관광상품은 1981년에 레이븐 투어(http://www.raventours.yk.com)가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11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가능하며 추울수록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의 관광은 8㎞의 거리를 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것 같은 체험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코마틱'이라 불리는 썰매와 함께 스노 모빌도 타볼 수 있다.

개 썰매를 탈 때는 시속 30㎞의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매서운 맞바람에 의한 얼굴 동상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현지에서 파는 고글을 구입하고 얼굴을 덮는 안면 마스크 형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딘 족(토착 인디언)의 춤과 놀이를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일본에서는 5~6년 전부터 오로라 관광이 붐을 일으켜 지난해 겨울철에만 1만1천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오로라를 보면 총명한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인 관광 가이드나 일본식당이 잘 갖춰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얼큰한 국물같은 것이 생각난다면 베트남 식당에서 매운 고추 소스를 듬뿍 넣어 쌀국수를 먹으면 된다.

캐나다 관광청 홈페이지(http://travelcanada.or.kr).(02-3455-6064)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항공 스케줄은 에어 캐나다 홈페이지(http://aircanada.co.kr).(02-775-0464)참조.

캐나다 옐로나이프=글.사진 신인섭 기자

# 오로라는 왜 생길까

태양 표면이 폭발해 생긴 전기를 띤 입자가 지구의 자기(磁氣)변화에 의해 극(極)지방의 고도 1백~5백㎞ 상공에서 산소 분자와 충돌해 생기는 방전(放電)현상이다. 극광(極光)이라고도 불리운다.

잘 나타나는 지역은 자북극(磁北極)을 중심으로 위도 60도를 전후한 지역이며 오로라 대(帶)라고 한다. 시베리아 북부연안.알래스카 중부.캐나다 중북부.허드슨만.아이슬란드 남방.스칸디나비아 북부 지역이 여기에 해당된다. 맑은 날이면 거의 매일 볼 수 있다.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오로라 출현 횟수가 적어지며 미국 뉴욕 부근은 연 10회 정도 나타난다. 오로라의 형태는 막대 모양.회오리 모양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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