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구 소말리아 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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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이 19일 소말리아가 미국의 잠재적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미 외교관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들어가 테러 대책을 논의하는 등 소말리아로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테러 세력을 활발하게 지원하는 나라들이 있다"고 전제하고,"소말리아도 잠재적 공격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소말리아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할지에 대해선 대답을 회피했다.

케냐 주재 미 대사관의 글렌 워런 특사는 모가디슈에서 과도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은 테러 세력에 맞서 싸울 결심이 섰으며, 미국을 돕는 자는 누구든 환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3년 20여명의 미군이 사망한 이후 소말리아에서 손을 뗐던 미국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확전과 관련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런은 20일 무세 수디 야라호우 등 영향력 있는 군벌들과도 테러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말리아 과도정부는 그동안 알 카에다 훈련캠프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야라호우 등은 알 카에다 은신처가 있다며 과도정부를 비난해 왔다.

한편 독일의 한 고위 관리는 19일 미국의 소말리아 공격은 이미 결정됐으며 '언제,어떻게' 작전수행을 하느냐는 문제만 남겨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미군이 소말리아 남서쪽에 접한 케냐의 공군기지를 이용해 공습에 나설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내년 선거를 앞둔 케냐의 다니엘 아랍 모이 대통령이 외자유치 등을 위해 미국.영국과 접촉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말리아는 91년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군벌들이 난립하면서 강력한 중앙정부가 없어 '테러리스트들의 천국'으로 꼽혀왔다. 현재 행방이 오리무중인 빈 라덴의 유력한 은신처로도 꼽히고 있다. 미국은 소말리아의 알 이티하아드.알 이슬라미야 등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준술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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