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벙덤벙 체험] 겨울 밤 별 구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며칠전 아빠가 근무하시는 서울 미성중학교에서 천체(天體)관측 행사가 열렸어요.

아빠는 다른 과학선생님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 망원경을 설치해 놓았대요. 엄마랑 저랑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 혜민이도 학교에 놀러가 별을 관찰하기로 했어요.

저녁을 서둘러 먹고 학교에 도착하니 오후 7시20분. 중학생 언니 오빠들이 망원경 주위에 잔뜩 몰려 있었어요.

"저기 반짝이는 큰 별이 목성이야. 저쪽에 있는 별은 토성이고. 저기 뒤쪽에 있는 별이 화성이란다."

아빠는 손으로 별을 가리키셨어요.

망원경을 통해 처음 본 별은 목성. 아빠는 밤거리를 걸을 때 늘 "저게 목성이란다"라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별이래요. 위성이 16개나 있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찾은 목성의 위성은 두개 뿐이었어요. 목성 뒤에 숨어 있었을까□ 아니면 못 찾아낸걸까….

두번째로 찾아낸 별은 토성이었어요. 토성의 고리가 선명하게 보였어요. 천장에 붙이는 야광 별에 있던 고리 모양이 진짜 별에도 있다니 너무 신기했어요. 마지막으로 화성을 찾아봤어요. 그런데 목성처럼 위성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토성처럼 고리도 없어 실망스러웠어요.

"화성은 달처럼 모양이 변하니까 잘 살펴봐."

아빠 말씀을 듣고 다시 들여다봤더니 화성은 동그랗지가 않았어요. 약간 덜 찬 달 처럼 찌그러져 있었어요. 아빠는 화성도 달처럼 모든 부분이 태양빛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내동생 혜민이는 목성이나 화성을 보고는 시큰둥해 했어요. 토성을 볼 때만 무척 신기해 했어요. 그러면서도 목성의 줄무늬랑 위성이 다 보였대요. 우리는 아빠한테 겨울 별자리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걸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서울 하늘은 대기 오염이 심해서 2,3등급인 별 밖에 볼 수 없거든. 그래서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을 연결해 보기 힘들어."

서울 하늘이 너무 많이 더러워진 것 같아 아쉬웠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 동생 혜민이가 말했어요.

"언니, 나 예쁜 토성에 가 보고 싶어."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저도 혜민이랑 똑같은 심정이에요. 하지만 그 곳은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요. 나중에 우주여행을 하면서 가까이 지나쳐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정민(서울 강남초등 5년)

사진=강정현 기자

*** 아빠가 들려주는 별이야기

별은 밝기에 따라 등급을 정하는데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별이지.1등급은 2등급보다 2.5배가 밝아. 사람의 눈으로는 6등급의 별까지 볼 수 있지.

요즘 목성의 밝기는 -2.7등급, 토성은 -0.4등급, 화성은 0.6등급이란다. 오후 8시쯤이면 이들을 모두 볼 수 있지.

목성은 동쪽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으며 토성은 남동쪽 하늘에서 빛나. 화성은 남서쪽 하늘에서 붉은 빛을 띠며 밝게 빛나고 있어서 찾기 쉽단다.

아빠의 추천 사이트

* (http://www.starjoy.net)

* (http://my.dreamwiz.com/solarsys)

<이창국.서울 미성중학교 과학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