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식품회사 차린 천안 농촌주부 2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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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손맛과 정성으로 메주와 청국장을 만들겠습니다."

충남 천안시 입장면의 농가주부모임 회원 20여명이 지난주 '입장전통식품'이라는 식품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3백평 부지에 대형 가마솥 세개를 설치하고 위생적인 작업장과 메주 건조장을 갖췄다. 시설비 5천만원은 천안시에서 지원받은 농촌여성 소득원 개발사업비 3천만원과 주부모임 기금 2천만원으로 충당했다.

이 회사 대표를 맡은 박금자(43)씨는 "철저한 전통 방식에 따라 메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장작불로 콩을 가마솥에서 삶은 뒤 절구로 찧으며 손으로 네모난 메주를 만들어 건조장에서 말린다.또 작업실 한켠의 3평 남짓한 온돌방에서 메주를 이불로 덮어 띄운다.

"원료로 쓰는 콩은 저희가 빌린 유휴지 3천평에 직접 농사지어 수확한 것입니다."

주부들은 올해 청국장은 콩 10가마(80㎏짜리), 메주는 콩 20가마 분량을 만들었다. 현재 온돌방에서 말리고 있는 메주 덩어리는 1천여개.

대표 朴씨는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발효식품에는 인체에 좋은 미생물이 많다"고 말했다. 청국장 5백g 포장은 2천원, 내년 1월 말 시판 예정인 메주는 한덩이에 1만2천원이다.

최근 청국장의 맛을 보고 열다섯 가구 주민이 단체 주문(45㎏)하기도 했다. 019-581-4678.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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