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맥주시장 마케팅 '한국식과 미국식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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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한국식 마케팅과 서구식 마케팅의 대결.

올 겨울 맥주시장의 마케팅 특성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이트 맥주는 '토종맥주'임을 내세운다.오비맥주의 지분 대부분이 올해 벨기에 인터부르로 넘어간 데 대해 한국인의 소유회사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이트 맥주는 비수기 겨울에도 마케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2개의 연말 이벤트를 마련하고 고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주로 인터넷을 이용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다.대학생 겨울철 스키캠프 등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오비맥주는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 시장이 있을 때 역량을 집중한다는 서구식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맥주 시장이 이들 두 회사로 양분된 것도 이 같은 마케팅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로의 카스는 1999년 오비맥주에 인수됐다.3파전의 맥주 시장은 그 후 하이트와 오비로 양분됐다.올 들어 오비는 벨기에로 지분이 넘어가 국내 맥주 시장 판도는 또 다시 변했다.

하이트맥주는 1996년 40년만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줄곧 수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더 약진했다.오비가 지분을 넘기는 사이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이다.

10월 말 현재 출고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하이트가 54%를 차지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비와 카스를 합쳐 46%를 점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중이다. 20~30대가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관계자는 "젊은 소비층 시장에 투자를 집중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흑맥주 판매를 강화한다든가 원빈을 모델로 채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비맥주는 남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오비라거의 '기분난다' 캠페인 3편의 광고에 단 한 명의 여자도 캐스팅하지 않았다. 남자들만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홍보담당 이나영씨는 "우리나라 맥주 음용자의 70% 이상이 남자다. 그래서 경쟁사에 비해 남성적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페인의 소재로 군대시절을 생각케 하는 직각식 건배, 성공을 상징하는 트로피식 건배, 승진을 상징하는 계단식 건배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오비는 다양한 브랜드로 겨울시장을 세분화해 공략 중이다. 오비라거.카스.버드와이저.레드락.오비사운드.오비라이트.저스트라이트.제누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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