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언어의 트렌드 변화 김영준 대치동 김영준국어논술전문학원 원장·이투스 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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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를 통해 수능 언어 유형을 익혀야
현재의 수능 언어영역 시험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문제에 제시된 조건을 파악하고(독해력) 그 조건을 논리적으로 적용하는 (논리적 추론) 능력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다음에 제시되는 유형의 문제를 잘 푸는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구성돼 있다. 자녀가 몇 학년이든 가릴 것 없이 부모와 함께 풀어보기 바란다. 현재의 수능 언어 시험이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면상 지문이 없는 어법 문제를 선택했다.)

<보기>는 띄어쓰기 사례를 사전에서 조사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리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으로 보아, ‘박 과장, 이 대리’라고 써야 할 거야.
② ㉡처럼 ‘쏜살같이’를 붙여 쓰니까, “부모님과같이 가다.”의 ‘부모님과같이’도 붙여 써야 해.
③ ㉢의 사례로 볼 때, ‘비 온 후에 죽순이 돋듯이’의 ‘돋듯이’도 붙여 써야 해.
④ ㉣로 보아 “나도 너만큼 할 수 있다.”의 ‘너만큼’도 붙여 써야 해.
⑤ ㉤의 사례로 볼 때, ‘아름다운 꿈, 멋있는 사람’처럼 띄어 쓰는 것이 옳아.

해결 ㉡의 경우 쏜살+같이(~처럼)는 ‘명사+조사’로 구성돼 있다. 답지 ②의 경우 부모님과같이는 ‘명사+조사’의 형태가 아니라 부모님(명사)+과(조사)의 형태에 같이(~함께)가 붙는 것이므로 같은 구조라 볼 수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은 추리이며 ‘부모님과 같이’라고 띄어 써야 한다. 답은 ②

위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의 수능언어는 많은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조건을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조건파악 능력(독해력)+논리적 추론(추론능력) 시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출제자가 제시한 조건을 정리하고, 차분하게 하나하나 따져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문제를 풀 때 조건을 대충 정리하고 자신의 상식에 비춰 문제를 푸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언어영역 시험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논리적인 추론능력을 묻는 언어논리·언어추론 시험으로 정착되고 있다. 현재의 수능 언어시험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확대돼 실시될 LEET(법학 적성), MEET·DEET(의치학 적성), PSAT(공직적성) 시험에서도 이런 지문과 문제 형식에 잘 훈련된 학생들이 고득점을 받게 된다.

3. 문제부터 정리하고 지문을 읽자.
지문 전체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 시간을 쓰지 말고 출제자가 요구하는 질문 속에 담긴 조건을 먼저 파악한 후 문제를 접하는 것이 논리적인 문제 풀이법이 된다. 문제와 답지를 정리해 질문을 파악한 후, 빠른 속도로 지문을 읽으며 답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문장들을 찾아내는 순서로 문제를 푸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다.
 
현재 수능 언어성적이 저조한 학생이라면 이번에 제시한 것과 비슷한 유형의 기출문제들을 여러 번 반복해 풀어보기 바란다. 수능 언어가 무엇을 요구하는 시험인지 아는 것에서부터 공부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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