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년에 또 오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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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내년 주택시장도 올해 같은 활황세가 이어질까.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이들은 ▶저금리 등 시장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재건축 이주가 주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대통령선거.월드컵에 따른 심리적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다만 상승 폭은 견해 차이가 있다.경제성장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보수적인 쪽과 올해에 버금가는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맞선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위원은 "앞으로는 금리가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며 "초저금리인 올해보다 수익률을 낮게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시장여건은 여전히 좋다=집값 전망을 좋게 보는 쪽은 주택시장의 여건이 올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경기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둔다.

부동산114 이상영 사장은 "최근 금리가 오르긴 했으나 저금리 기조는 변함이 없는 만큼 주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다는 점을 강조하는 견해도 적잖다. 대우건설 서종욱 이사는 "서울의 경우 입주 물량이 한해 평균 7만여가구에서 내년에는 4만2천여가구로 줄어든다"며 "수급 상황으로 볼 때 집값은 더 오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서울 잠실.청담도곡.화곡 등 5개 저밀도지구 중 1~2개 단지의 이주가 시작된다는 것도 주변 집값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낙관론자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매매값은 5~6%, 전셋값은 9~10%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 투자매력은 줄어든다=집값이 오르더라도 올해와 같은 급등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시각도 많다. 이들은 올해 주택시장의 활황세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것이지 국민소득 증가나 경기회복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최근 열기가 높다는 분양시장에서도 분양가 인상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단기매매로 흐르고 있다"며 "시장이 불안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거래비용(중개수수료.세금.등기비)등을 감안하면 올해와 같은 수익을 얻기는 힘들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경기가 나아진다고 해도 절대적인 집값 수준이 높아져 탄력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신중한 투자를 권하는 의견이 많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위원은 "재건축 아파트값은 거품에 가깝다"며 "지금 시세로는 추가로 투자수요를 이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 상승 등의 변화가 있으면 급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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