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은 세종시의 진원지인 대전이다. 저마다 ‘세종시 원안 사수의 적임자’를 자임한다. 결국 뚝심·교섭능력·추진력에 대한 유권자 채점으로 당락이 갈릴 수밖에 없다. 그 밖의 광역시 유권자는 실무능력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태세다. 소통과 유머, 상상력을 따져보는 시선이 만만찮다. KPLI에 대한 각 광역시 후보의 답변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픽은 조인스(joins.com)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관료 출신 박성효 정직·감성지능 발달
교수 출신 염홍철 의사소통력 뛰어나
대전 #정직의 리더(한나라당 박성효)vs응집의 리더(자유선진당 염홍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염홍철(66) 후보는 관용·의사소통능력 등 인본형 소양에다 관계성·여성성 등 미래 지향적 소양을 가미한 리더다. 교수 출신으로 대통령 정무비서관(1988∼93),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다양한 자리를 거친 인물답다. 선출직 단체장에게 중요한 역량인 지지획득능력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정치는 결국 세(勢)가 중요하다.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에서 압승하면 청와대의 방침과는 달리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리더의 요건에 대해서는 “미움이나 한(恨)이 없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인물”이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렸다.
또한 “선거직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국회와의 교섭능력·정치력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한나라당·민주당·자유선진당 등 잦은 당적변경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려는 답변이다. 축구팀에서 본인의 포지션을 ‘수비수’라고 답하는 등 적극성을 묻는 지표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염 후보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인 박성효(55) 후보는 정당·정직, 감성지능, 의사소통능력, 통찰력, 유연성 등 인본형 소양이 두드러지게 발달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리더의 소양으로 “정직하지 않은 사람에게 뭘 기대하겠나”라며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79년 행정고시 합격 후 줄곧 대전시 공무원으로 근무한 관료다. “축구선수라면 어떤 포지션을 맡을까”라는 질문에 “미드필더”라고 답한 그는 평소 대전시청 공무원들에게 농구에서 흔히 쓰는 ‘전방위 압박(all court pressing)’을 강조한다. “일 많이 시키는 시장으로 욕 많이 먹었다”고도 자평한다. 세종시에 대해서는 “(수정안의) 국회 부결은 한나라당만이 주도할 수 있다”며 역시 ‘세 대결’로 맞섰다. 한결같은 이력 때문인지 다양성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장 선거는 전 시장과 현 시장 간의 ‘리턴 매치’다. 두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도 맞붙었다. 시장(염홍철)과 부시장(박성효)의 대결이었다.
염 후보가 막판까지 강세였지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유세 중 테러를 당한 뒤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고 운을 뗀 게 알려지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3%포인트 차이로 박성효 후보가 당선됐다.
허남식-공공성, 김정길-협상력 두드러져
박맹우-상황지능, 김창현-유머·열정 강점
김범일-관리형, 이승천-인본형 리더
강운태-상상력, 정찬용-다양성 중시
◆특별취재팀 탐사 1·2팀=김시래·진세근·이승녕·고성표·권근영 기자, 이정화 정보검색사 deep@joongang.co.kr
◆내셔널=김상진(부산)·이기원(울산)·홍권삼(대구)·이해석(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