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젊은 건축가상』작품집(문화부 발간) 제작에 참여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
건축가 5인의 개성을 가장자리의 색으로 표현한 표지.
다양한 소통 건축가-디자이너로 구성된 5개 팀은 6개월 동안 ‘따로 또 같이’ 작업했다. 최-페레이라 팀과 함께 작업한 디자이너 김병조(26)씨는 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을 보기 위해 서울 이태원·상수동 등을 몸소 찾았다. 김씨는 “건물을 직접 보니까 최-페레이라 작품에선 건물을 감싼 표면의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책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물론이다. 건축가인 조한 교수와 디자이너인 김동신(27)씨는 건축 작품집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에 대해 많은 토론을 했다. 조 교수는 “건축 작품집이 곧 사진집은 아니다”며 “작품 못잖게 중요한 것이 작품에 대한 글”이라는 의견을 폈다. 김동신씨는 “사진과 글의 균형, 글을 잘 읽히게 하는 디자인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강유선(24)·구자은(27)·박찬신(26)씨는 “지난해 말 수상 건축가들의 작품 전시를 본 게 디자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평면적인 사진과 달리 전시된 입체적인 모형들이 또 다른 시각을 열어줬다는 설명이다.
작품집의 마지막 쪽에 담긴 건축가들의 손이미지. [날개집 제공]
이번 작업에 참여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이런 과정 곳곳에 안 교수의 ‘디자인 스타일’이 그대로 배어 있다고 평했다. 안 교수는 자신의 감각과 연륜을 내세우는 대신 젊은 디자이너들의 감수성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모두 주도자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는 5개 팀의 개성을 서로 존중하면서 그것을 하나의 ‘조화’로 아우르는 역할을 맡았다. 책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용이 풍부하고, 많은 이가 참여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탄생했다. 조한 교수는 “안 교수의 전반적인 그림 얼개와 리더십이 없었으면 이처럼 독창적인 작품집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의 작업 방식을 가까이서 지켜본 것이 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제자들이 말하는 ‘안상수 스타일’은 …
▶ 탈(脫)권위, ‘말’보다 일상에서 ‘태도’로 가르쳐 주는 것이 더 많다
▶ 학생들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不恥下問)
▶ 몸으로 부딪치고, 발로 뛰며 디자인한다
▶ 디테일을 파고 든다
▶ 군더더기를 싫어한다
▶ 여행의 중심은 ‘사람 탐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