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차관, 2000년4월 사직동팀시켜 진승현씨 재산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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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광옥.진승현.최택곤씨 3인의 관계는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봄에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辛차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지난해 4월 말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을 통해 陳씨의 재산 현황 등을 조사한 것으로 13일 밝혀짐에 따라서다.

당시 사직동팀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 이귀남 사정비서관(현 서울지검 형사1부장)이 'MCI코리아에 대해 조사해 (辛)수석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조사는 열흘 정도 진행됐으며, 당시 사직동팀 수사관이 陳씨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는 것.

그는 "조사 결과를 취합, 陳씨와 MCI사의 건물 소유 현황과 함께 주식 투자를 해 주식값이 급등했으며, 陳씨의 부친이 원래 부자였다는 점 등을 辛수석에게 보고했다"며 "그 조사는 비리 수사 등을 위한 내사 차원이 아니라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는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직후 辛차관은 서울 P호텔에서 陳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한두차례 더 만났다는 게 陳씨의 검찰 진술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는 최택곤씨가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崔씨는 이미 그해 2월부터 MCI코리아의 고문을 맡고 있었다.

陳씨가 辛차관에게 줄 1억원을 崔씨에게 전달한 것도 그 무렵(陳씨 진술)이다.

얼마 뒤인 지난해 9월 금감원은 陳씨를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그리고 이때를 전후에 辛차관이 陳씨의 변호인 선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陳씨는 지난해 12월 결국 구속됐다.

그러나 辛씨와 그에게 陳씨를 연결한 崔씨의 관계는 그 후 최근까지도 긴밀하게 지속돼온 것으로 알려진다.

13일 내일신문은 지난달 23일 崔씨에게 陳씨 관련 취재를 한 뒤 세시간 만에 辛차관이 전화를 걸어 "나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정권 교체 이후 崔씨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본지의 수뢰 혐의 보도 후 "崔씨를 민정수석 시절 4~5차례 만났으나 나를 팔고 다닌다는 소리를 듣고 연락을 못하도록 했다"는 辛차관의 주장을 믿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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