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회사채도 품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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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신세계는 최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3.43%의 금리로 발행했다. 국고채 금리와 별 차이가 없는 좋은 조건으로, 1972년 국내에서 회사채 일반 공모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금리다.

신세계가 사상 최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기본적으로 회사 신용등급이 좋아서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의 공급 물량이 워낙 달리고 있는 점을 반영한다.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월 3조1757억원▶9월 3조631억원▶10월 2조6922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기업들이 만기 회사채를 상환하고는 새로 발행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회사채가 품귀다 보니 매수세가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BBB등급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AA-)의 수익률 격차는 요즘 0.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일반 회사채 중 BBB 신용등급의 회사채가 총 6조7471억원으로 전체 상장금액 중 33.8%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26.9%에 비해 7%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의 회사채 상장 잔액이 2조4310억원으로 가장 적었고, LG그룹이 8조1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4일 5000억원을 상환한 뒤 현재 상장채권이 전혀 없는 상태다. 6대 그룹 회사채의 평균금리는 5.09%였다. 삼성그룹이 가장 싼 3.81%, SK그룹이 가장 비싼 5.99%였다.

굿모닝신한증권 길기모 수석연구원은 "원화가치 상승에 맞서 기업들은 해외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며 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통한 국내 자금조달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잔존만기 1~2년의 신용등급 A~BBB 회사채 비중을 늘리라고 추천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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