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경선논란' 정면돌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3일 "(대통령 후보로)추대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아주 명랑하고 바르고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최근 李총재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덕룡(金德龍)의원과 이부영(李富榮)부총재는 "李총재가 독주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밖에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의 거친 공격이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특히 朴부총재는 격앙된 상태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서 "여성당직자회의에서 한 당직자가 '박근혜는 절대 찍어선 안된다'고 비난 발언을 하는 등 조직적 방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부총재는 "대의원의 상당수가 총재의 영향권 내에 있어 경선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李총재는 공정경선을 다짐하면서 JP의 공격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다음은 일문일답.

-朴부총재가 압력을 받고 있다는데.

"후보가 되더라도 추대를 원하진 않는다. 朴부총재의 출마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압박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결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JP의 공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그쪽(충청도) 분위기가 바뀌는 것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대응하는 게 아닌가. 그 얘기는 그만하자. 치고받는 것 같다."

-충청 공략을 늦춰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작전이 없다. 오히려 전략이 없다고 공격받고 있지 않으냐. 변화의 바람이 우리가 늦춘다고, 촉진한다고 될 일인가. 다른 지역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李총재는 비주류가 요구하는 예비경선에 대해 "새로운 절차로 할지, 기존 절차로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어떤 절차를 만들 때는 고심을 하고 가장 공정한 경선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해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李총재는 시지부 후원회.당 불교신도회 법회 참석 등 일곱가지 일정을 소화했다. "비주류의 영남 공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강행군"이라고 한다.

울산=고정애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