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START 탈퇴"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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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3일 러시아에 탄도탄요격미사일(ABM)제한협정 탈퇴방침을 통보한 사실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탈퇴를 시사하는 등 러시아와 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부시 미 대통령이 ABM협정을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ABM협정이 존속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핵 계획에 있어 이전보다 자유로운 처지에 서게 된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는 START Ⅰ과 Ⅱ에서 모두 탈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로고진 위원장이 러시아는 어떠한 지상 발사 다탄두 핵미사일도 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이같은 공약 역시 폐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의 ABM협정 폐기와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이 중국을 겨낭한 것이라고 의심해왔던 중국 정부는 13일 외교부 장치웨(章啓月)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중국은 MD체제에 반대하며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전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고 군비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는 부시 대통령이 13일(미국시간) 공식 입장을 밝히는 대로 정부 차원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정 기자, 베이징=유상철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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