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은 '주라기 박사'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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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의 화석에서 디옥시리보 핵산(DNA)을 뽑아 공룡을 복제한다는 내용의 영화 '주라기 공원'은 생명공학의 잠재력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동식물의 극소량 DNA를 몇시간 만에 수억배로 증폭하는 기술을 개발해 19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캘리 멀리스(57)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석좌교수. '주라기 박사'로 알려진 그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초청으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은 사고의 한 방편'이란 제목으로 대중강연을 하기 위해 13일 우리나라에 왔다.

멀리스 교수는 인간배아 복제에 대해 "이미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이 붙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간 배아 복제가 불치병 환자나 장애인을 치료하는 데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천체물리.컴퓨터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가 수준의 연구를 하는 괴짜. 요즘 청소년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은 인원이 진학하면 시장원리에 따라 그만큼 '몸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룡이 사라진 지 8천만년이 지나 그 DNA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룡 복제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042-860-4730.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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