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리 찾아 1만2000㎞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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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롯데마트가 중국 현지에서 조리된 베이징덕 5만 마리를 들여와 판다. 통째로 들여온 베이징덕은 간단한 손질과 포장을 거쳐 팩(450g)당 1만2800원에 판매된다. 베이징덕 요리를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은 처음이다.

롯데마트의 베이징덕 기획부터 출시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당인 조정욱 MD(상품기획자)는 2008년 9월부터 15개월간 베이징과 상하이는 물론 오리 요리로 유명한 후베이성의 우한(武漢) 등을 돌며 전통 방식으로 베이징덕을 만드는 업체를 찾았다. 베이징덕은 원재료인 오리에 보름 전부터 특수 사료를 먹이고 바삭한 껍질 맛을 내기 위해 24시간 동안 직접 불에 굽는 등 조리 절차가 무척 까다롭다. 그가 이동한 1만2000㎞. 1930년대 중국공산당이 벌였던 대장정과 비슷한 거리다.

어렵사리 찾은 현지업체가 “이 많은 양을 생산하기 어렵다”고 빼는 바람에 다시 애를 먹었지만, 간신히 설득해 별도의 조리라인과 50여 명의 조리사를 추가로 갖추도록 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조리 방법)를 고치는 데 6개월이 또 들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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