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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축구에 빠진 꼬마 베컴들의 질투·우정·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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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데이비드 베컴 축구
아카데미 시리즈 1~4
윤인경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
각 권 86~94쪽, 각 5500원

초등학교 시절 집에 슈바이처 박사의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 『플루타르크 영웅전』, 『김찬삼 세계여행기』, 『시이튼 동물기』, 『파브르 곤충기』같은 책이 있었다. 책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같은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위인전 종류가 참 많았다. 발명왕 에디슨 전기,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 전기 등. 그런 위인전을 보면서 어린 시절 꿈을 키웠다. 아, 물론 만화책도 많이 봤지만.

영웅은 시대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다. 요즘 어린이들의 영웅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인 경우가 많다. 좋다 나쁘다란 척도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데이비드 베컴은 영국의 축구 영웅이다. 한국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박지성 선수가 영웅 반열에 들어가지만 영국에서 베컴의 인기는 박지성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공을 차는 모든 영국 어린이들의 영웅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시리즈 3권 『너 자신을 믿어』의 주인공 찰리. ‘행운의 장갑’에 의지하던 마음 대신 스스로 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명 골키퍼로 활약한다. [문학수첩리틀북 제공]

이 시리즈는 베컴이 2005년 런던에 세운 축구 아카데미를 소재로 한 동화책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용으로 만든 이 책들은 베컴 아카데미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축구기술, 질투, 우정, 팀워크 등 축구에 얽힌 다양한 상황을 동화로 만들었다. 한마디로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 동화로, 축구와 독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꾸몄다. 이 시리즈를 출간한 영국 에그먼트 출판사는 “축구는 좋아하지만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에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같은 또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다보면 스포츠맨십이나 협동심 같은 것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지 싶다. 여자 선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4권에서는 남녀 양성 평등의 개념도 자연스레 일러준다. 다만 한국의 어린이들이 베컴을 얼마나 친숙하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한국 판에는 보너스가 있다. 각 권의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사용한 축구 기술을 따로 설명해주는 별지를 더했다. 1권에는 프리킥, 2권은 드리블, 3권은 골키퍼, 4권은 패스다. 강신우 축구교실 소속 어린이들의 시범 사진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한국에서도 차범근 축구교실 등 전국에 어린이 축구교실에 많은 어린이들이 몰린다. 그 중에는 장차 선수가 되길 원하는 아이도 있지만 건강을 위해 땀을 흘리는 어린이가 대다수다.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거나 학원에 내몰리는 아이들보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의 몸과 정신이 훨씬 건강하다. 여기에 독서 습관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무적의 쌍둥이』『강팀의 대격돌』『너 자신을 믿어』『폼나는 축구화』 4권에 이어 계속될 이 시리즈는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손장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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