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야기] "대어 넘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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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답을 영어로 할까요, 불어로 할까요>"

최근 코스닥 증권시장이 국제화 인력 양성을 위한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강정호 사장 등 코스닥 증권시장 임원들은 깜짝 놀랐다.

아무리 취업난이 심각하고 코스닥 시장이 인기 있는 직장이라고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고급 인력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유창한 영어.불어.일본어.중국어 실력은 기본이고 미 선물거래사.자산운용전문가 등 각종 자격증소지자가 넘쳐났다.

면접에 들어갔던 한 임원이 "명문대 졸업반인 내 아들이 요즘 왜 번번이 취업시험에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갔는데, 이번에 지원자들의 면면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 말할 정도다.

토익성적이 9백90점 만점인 장모(29.여)씨의 경우 조지타운대 로스쿨(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주에 있는 로펌에서 활동하던 변호사."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코스닥 시장 일선에서 뛰고 싶다"는 그녀의 당당한 포부에 면접관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이밖에 세계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인 영국의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미(LSE)를 졸업한 박모(27)씨 등 8명이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됐다.

하지만 코스닥 증권시장도 나름의 고민이 있다. 과연 이들이 연 2천4백만원 수준인 초임에 만족하고 오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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