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돋보기] 전주시 호정동 효심 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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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주역을 지나 완주군 삼례 방면으로 동부우회도로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아늑한 호성동 아파촌을 볼 수 있다. 전주 북부지역 주거단지 중 가장 오랜 된 곳이다.

1988년부터 일반택지로 개발되면서 보금자리를 틀기 시작, 현재 9개 단지에 4천9백여 가구가 들어서 있다. 인구 1만8천여명.

특히 이 아파트촌에는 효자가 많은 주거단지로 소문나 있다.

◇ 입주현황=88년 호성우신 아파트 2백50 가구를 시작으로 99년까지 들어선 아파트는 모두 4천9백59 가구다.

▶주공1단지 4백45▶주공2단지 1천4백66▶LG동아 7백96▶신동아 3백20▶동신1.2차 5백30▶동신 3차 2백48▶유원 2백20▶동아 6백84 가구 등 이다.

◇ 효심이 지극한 주민들=주공1단지 부녀회원들은 단지내 노인정 노인 40여명에게 매년 한 차례씩 효도관광을 보내 주고 있다.

올해는 조만간 고창 선운사로 효도관광을 보낼 계획이다. 또 매달 쌀 한 가마(40㎏)씩을 지원해 준다.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부녀회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바자회 등을 벌여 얻은 수익금으로 충당한다.

이밖에 부녀회원들은 틈틈히 시간을 내 노인정에서 노인들의 팔 다리를 주물러 주며 말동무가 돼 준다.

유원아파트단지의 경우 부녀회등 단체로 효심을 발휘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혼자사는 노인들을 돕는 주민이 많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오모(46.회사원)씨는 "조그만한 정성이지만 노인 4명을 돕고 있다"며 "이 아파트단지엔 노인을 돕는 주민이 20여명 된다"고 말했다.

◇ 학교=호성동 아파트단지에는 중학교 두 곳, 초등학교 한 곳이 있다.

이들 학교 중 북초등과 우아중은 아파트단지내에 있어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반경 3백여m로 5분도 안 걸린다.

또 아파트단지 옆 6백여m에는 기린중이 있고 2㎞ 떨어진 곳에는 호성중이 있어 다른 지역 아파트단지에 비해 학교가 많다.

박철영(46.LG동아)씨는 "학교가 근처에 있어 자녀들이 통학에 시달리거나 귀가 하는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체육시설.교통=아파트단지 바로 옆에는 건지산이 있어 자연환경이 좋은 것은 물론 주민들이 등산을 즐겨 건강을 지키는 체육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LG동아아파트의 경우 지하실에 탁구장.요가장 등 체육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주공2단지.신동아 아파트단지 등도 관리사무소 등 빈 공간에 헬스장.에어로빅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아파트촌 옆으로 왕복 4차선의 동부우회도로가 95년 뚫려 호남고속도로로 가는데 10여분 정도 걸린다. 또 전주역도 5분거리에 있다.

서형식 기자

*** 주공1단지 시정임 부녀회장

*** 주공1단지 시정임 부녀회장

"호성동 아파트촌은 교통.환경.학군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이 좋은 곳 입니다. 주민들의 화합도 잘 되지요."

아파트촌에 대해 주공1단지 시정임(58)부녀회장. 시씨는 아파트단지가 전주시내 북쪽 변두리에 있기 때문에 조용하고 교통 혼잡이 없어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며 자랑이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10년 가까이 함께 살면서 터놓고 지내 마치 인심 좋은 농촌 마을 같은 분위기라는 말을 할 때도 힘을 줬다.

그 예로 주공1단지 등 대부분의 아파트단지에서는 애경사가 있으면 주민들이 내일처럼 돕는 단결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꼽았다. 김장 품앗이 운동도 다른 아파트촌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개선 희망사항도 많았다.

"현재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를 15분 간격으로 좁혀줬으면 해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요. 또 아중지구로 출근하는 주민들이 많은데도 출근시간에 맞는 시내버스가 없어요. 오전 8시50분대에 시내버스를 신설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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